북방영토 답사기

 

제목 : 24시간 달려 온 백두산, 보지 않고 돌아선 이유
작성자 : 조병현 날짜 : 2016-09-08 조회수 : 416

 24시간 달려 온 백두산, 보지 않고 돌아선 이유 [신선생의 중국 여행 ①] 다롄에서 백두산까지


오마이뉴스 | 신한범 | 입력 2016.09.07 14:50


 

[오마이뉴스신한범 기자]

▲ 다롄 시내 모습 일제 시대 건물과 현대식 건물이 모여있음

ⓒ 신한범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곳에 가자!"라는 농담이 행동으로 옮겨졌습니다. 부랴부랴 항공권을 예약하고 여행 준비를 하였습니다. 목적지는 '백두산'입니다. 백두산은 건국 신화가 서려 있으며 백두대간의 출발점으로 민족의 상징입니다. 

중국 여행은 다롄(大連)에서 시작하였습니다. 다롄에서 백하(바이허,白河)로 이동하여 백두산을 다녀 온 후 심양(선양,沈?)과 단동(단둥,丹東)을 거쳐 다롄으로 원점 회귀하는 일정입니다.

다롄은 발해 만에 자리 잡은 작은 어촌이었습니다. 다롄은 부동항을 얻고자하는 러시아의 남진 정책과 만주에 교도부를 확보하고자 하는 일본의 욕심이 충돌하면서  도시가 만들어졌으며 지금은 동북 지역 최대 항구도시입니다. 도시 곳곳에서 일본 침략기에 만들어진 건물을 볼 수 있습니다. 

▲ 먹거리 준비 기차에 승차하기 전에 먹거리 준비
ⓒ 신한범
백하행 기차표를 한국에서 예매하였지만 중국 기차역에서 여권을 제시하고 표를 받아야 합니다. 여행자 편의는 고려되지 않는 시스템입니다. 혼잡한 창구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하기에 줄을 서서 하염없이 기다리지만 줄은 줄지 않았습니다.

기차표를 발권 받고 슈퍼마켓으로 향했습니다. 다롄에서 백하까지는 1050Km로 19시간이 소요됩니다. 오후 2시에 출발하면 다음날 아침 9시에 도착합니다. 술, 안주, 물, 음식 등 먹거리를 준비하였습니다. 기차 여행의 백미는 먹고 마시는 것이기에.

▲ 기차 다롄에서 백하행 기차
ⓒ 신한범
▲ 양식 1박 2일 기차에서 먹거리

ⓒ 신한범


자다 깨다를 반복하지만 시간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해거름에 통로 의자에 앉아 창밖을 바라봅니다. 광활한 만주 벌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지평선이 닿는 곳까지 온통 옥수수 밭입니다. 시야가 닿는 모든 곳이 푸른 바다처럼 물결이 일렁입니다.  ?

여명이 밝아오자 풍경이 달라졌습니다. 울창한 산림지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자작나무 숲 사이로 맑은 하천이 흐르고 붉은 기와로 수놓은 크고 작은 마을이 스쳐지나갑니다. 백두산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객실이 분주해집니다. 여행객들은 짐을 챙기고 세면을 하며 내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백하역에 도착하였습니다. 백두산은 중국에서 유명 관광지입니다. 기차에서 내린 대부분의 사람들은 백두산으로 향합니다. 총알택시(?) 기사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백두산까지 100위안을 요구합니다. 몇 명의 기사에게 물었지만 같은 대답입니다. 60위안이면 된다는 지인의 이야기가 있었는데.

▲ 옥수수 밭 만주 벌판에 펼쳐진 옥수수 밭 모습
ⓒ 신한범
▲ 백하역 택시 기사와 흥정

ⓒ 신한범


울창한 침엽수림 사이에 꽃길이 조성되어 있으며 포장 상태도 양호합니다. 이도백하(얼다오바이허, 二道白河) 시내 모습이 낯섭니다. 두 번이나 방문한 곳인데. 백두산 자락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는데.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차량 증체가 시작되었습니다. 차가 움직이지 않습니다. 택시 기사가 이곳저곳으로 전화를 한 후 차를 돌렸습니다. 샛길로 가기 위함입니다. 북파산문에 도착하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백두산이 중국 10대 관광지로 선정되어 많은 중국인이 찾습니다. 우리 민족의 영산이 아닌 중국인의 휴양지로 변모되고 있습니다. 입장권을 구입하기 위한 줄이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 백두산 가는 길 이도백하에서 백두산 북파 가는 길

ⓒ 신한범


판단을 하지 못해 우두커니 서 있는데 암표상이 접근하였습니다. 양심의 가책이 되지만 밤기차로 심양으로 가야하기에 표를 구입하였습니다. 표를 구입했다고 끝난 것은 아닙니다. 어렵게 입장하여 셔틀 버스를 타고 환승 주차장에 도착하기까지 3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천문봉(천지) 가는 미니버스 표를 구입해야합니다. 바닷가 모래알보다 많은 인파에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포기하자"라는 제의에 모두 동의하였습니다. 허탈할 웃음이 나옵니다. 다롄에서 기차로 19시간, 백하에서 택시로 1시간 30분, 백두산 입구에서 3시간이 걸려 겨우 환승 주차장에 도착하였는데.

▲ 매표소 입구 백두산 북파 매표서 모습
ⓒ 신한범
▲ 인파 백두산 환승 주차장
ⓒ 신한범
▲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인파
ⓒ 신한범
▲ 백두산 모습 환승 주차장에서 찍은 백두산 모습
ⓒ 신한범
▲ 천지 천지에 오르지 못해 매표소 입구에 있는 간판을 찍음. 이 모습을 보기 위해 간 것인데
ⓒ 신한범
미니버스 외에 지프차의 출입이 눈에 띄었습니다. 100만 원 정도 비용을 부담하면 대기하지 않고 헬기나 지프를 타고 백두산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화폐의 위력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백두산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이곳에 온 제가 바보처럼 느껴집니다.

백두산에 있지만 저는 백두산을 보지 못했습니다. 천지, 장백폭포, 소천지, 지하삼림, 온천 그 어느 것에도 가지 못했습니다. 먼발치에서 백두산 정상을 흘깃 본 것뿐입니다. 제가 본 것은 사람과 차량뿐이었습니다. 

뜨거운 여름 시원한 백두산 바람을 쐬며 백두산 천지를 보겠다는 꿈은 허무하게 막을 내리고 이도백하로 향했습니다.

▲ 지프차 모습 가진자들의 특혜
ⓒ 신한범
▲ 헬기 백두산 헬기 투어 모습
ⓒ 신한범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총 방문자수 : 5,693,634 명
오늘 방문자수 : 600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