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義(안의) 사람 사는 이야기

 

제목 : 선비의 고장서 만나는 황홀한 금빛 물결 첨부파일 : 다운로드[1]
작성자 : 조병현 날짜 : 2009-12-02 조회수 : 817

 

■테마가 있는 가족여행 / 화양 화림동 드라이브

천연기념물 은행나무와 감국 밭 지나 거연정 등 정자를 찾아가는 여정

가을도 이미 다 끝나가고 쌀쌀한 공기가 코끝을 싸하게 만드는 초겨울인데 화림동 정자 나들이에 나서면서 많이 망설였다. '혹시 계절감각을 상실한, 생뚱맞은 여행은 아닐까?' 스스로에게 반문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언젠가 한여름에 탁족을 즐기며 더위를 씻는 사람들을 취재했던 적이 있는데 그 때 만추의 화림동 계곡과 정자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었기 때문이다.

화림동 가는 길은 언제 찾아가도 드라이브 코스로 기분 좋은 곳이다. 남덕유산에서 시작되는 남강 지류인 금천이 서하면을 지나 안의면으로 흘러내리는데 하천의 굴곡을 따라 이어지는 한가로운 길이 목가적이다. 서상면에서 서하면을 거쳐 안의면 사무소 소재지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그리 길지 않은 길이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걸린다. 풍광이 아름다운 곳에는 어김없이 정자가 서 있어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부고속도로 서상 나들목을 빠져나와 안의 방향으로 우회전하면 이내 서하면에 이른다. 이곳에서 시작되는 화림동 계곡 드라이브를 시작하기 전에 꼭 한 번 들러보게 되는 곳이 운곡리 운행나무다. 풍수지리설에 따르면 운곡리는 돛배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은행나무가 돛의 역할을 하고 있어 마을 주민들은 매년 정월 초하룻날에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당제를 지내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406호인 은행나무에서 노란 잎들이 눈처럼 내리는 장관은 좀처럼 만나기 힘든 장관이다.

운곡리 은행나무에서 서하면으로 나오는 길목에서 또 한 번 황홀한 금빛물결을 만날 수 있다. 서하면 서하초등학교 뒤 4㏊의 논밭이 온통 황금빛 감국으로 가득하다. 지리산다원에서 3년 전부터 이곳에 감국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무농약 인증을 받은 이 감국은 다른 지역에 비해 고랭지와 적절한 일교차의 영향으로 꽃이 탄력이 있고 향이 좋을 뿐만 아니라 약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하면의 감국 밭은 서리가 강하게 오기전까지 꽃이 피어있어 지금도 꽃구경을 오는 사람이 있다.

함양은 예전에 '좌안동 우함양'이라고 불리던 선비의 고장이었다. 음풍농월에 적당한 아름다운 산과 물이 좋고, 글 읽는 선비들이 많았으니 자연히 정자문화가 발달했을 것이다. 함양군의 통계에 따르면 군내에 크고 작은 정자가 100개 안팎이며 문화재로 지정된 정자와 누각은 8개라고 한다. 특히 안의면 화림동 계곡 일대는 계곡이 아름다워 예전에는 여덟 개의 소(沼)마다 여덟 개의 정자가 있다하여 '8담(潭)8정(亭)'이라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남아 있는 오래된 정자는 거연정, 동호정, 군자정 등 3곳뿐이다.

서하면에서 안의 방향으로 화림동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거연정을 먼저 만나게 된다. 고려가 망하자 벼슬과 명예를 버리고 숨어든 72명의 선비를 뜻하는 두문동 72현 중 한 사람인 전시서를 기리기 위해 후손들이 세운 정자다. 보통 정자는 물가에 세워지기 마련인데 거연정은 특이하게 계곡 가운데 바위 위에 위태롭게 앉아 있다. 거연정 마루에 걸터앉아 보려면 화림교라는 구름다리를 건너야 한다. 거연정은 계곡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정자로 화림동 계곡에서 경관은 가장 뛰어나다.

거연정과 가까이 있는 군자정은 해동삼현 가운데 하나인 조선시대 유학자인 정여창 선생을 기리기 위해 세운 정자다. 선생이 즐겨 찾아와 시를 쓰고, 읊었던 계곡 바위 위에 후손들이 1802년 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자정은 바위의 모양새에 맞춰 들쭉날쭉 세운 다릿발 위에 자연스럽게 올라 앉아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과 하나 되는 조상들의 멋을 엿볼 수 있다. 채색을 하지 않아 오히려 초겨울 계곡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동호정은 크고 화려한 단청이 인상적인 정자다. 임란 때 선조를 등에 업고 신의주까지 몽진(蒙塵)을 갔던 동호 장만리 선생을 추모해 1890년경 세웠다. 통나무를 비스듬히 세운 뒤 도끼로 찍어 만든 나무계단을 오르면 차일암(遮日岩)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해를 가릴 만큼 넓은 바위'란 뜻을 가진 이 바위는 시 한 수를 안주삼아 술 한 잔 기울이던 선비들의 풍류판으로 제격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바위에는 노래를 부르던 곳, 악기를 연주하던 곳, 술을 마시며 즐기던 곳 등이 표시되어 있다.

화림동 계곡에서 걷기여행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거연정에서 동호정까지 이어지는 3km 정도의 길은 숲과 계곡, 정자가 어우러져 좋은 걷기 코스가 된다. '선비문화탐방로'라는 이름을 지닌 이 길에서 옛 선비처럼 팔자걸음도 걷고 뒷짐도 지고 걸어보면서 정자를 찾아가는 여행의 참맛을 즐겨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안의 갈비탕과 갈비찜


화림동 계곡 정자여행의 종착지인 안의면은 갈비탕과 갈비찜이 유명하다. 예전에 큰 우시장이 섰기 때문이다. 원조라고 말하는 갈비탕 전문 식당만 7군데나 된다.

안의갈비탕은 암소갈비로만 맛을 내기 때문에 국물이 맑고 담백하다. 물엿과 물, 양조간장을 푹 끓인 양념장에 양파, 파, 당근, 호박, 표고버섯을 넣어 만든 안의갈비찜은 감칠맛이 있어 누구나 좋아한다. 광풍루 가까이 있는 삼일식당(055-962-4492) 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 있는 안의원조할매갈비식당(055-962-0666) 등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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