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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000조원대 北 자원 공동개발 나서나
작성자 : 조병현 날짜 : 2018-05-06 조회수 : 100

 

[남북 경협 ‘넥스트 빅씽(Next Big Thing)’은] 3000조원대 北 자원 공동개발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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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흑연광산 등 공동개발 경험...북한에 금전적 지원 없이도 경협 가능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위원장이 2007년 10월 4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남북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위원장이 2007년 10월 4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남북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남북 경제협력(이하 경협)의 우선순위는 항상 ‘조심스러운 협력’이었다. 하지만 북한이 4월 11일 경제 번영을 국정 최우선 순위 중 하나로 발표하고,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지금 ‘경제성’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조건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게 북한 지하자원 공동개발이다. 남북 자원 공동개발이 시작되면 기존 경협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했지만 기술이 없고, 한국은 대부분의 지하자원을 수입하면서도 세계적인 기술력을 축적했다. 이해관계가 잘 맞는다. 무엇보다 지하자원은 경제적 규모가 기존 경협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크기 때문에 북한의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을 주고, 한국 정부는 경제적 지원 없이도 남북 경협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업계에선 개발이 가능한 북한의 지하자원이 2억1600만t이며 금액으로는 3000조원대 규모라고 추산한다. 여기에 설비투자·가공으로 발생하는 부가가치, 운송비 절감 효과까지 합치면 규모는 더 커진다. 한국광물자원공사 남북협력실 관계자는 “남북 자원 공동개발은 이미 제2차 남북 정상회담 합의사항에 내용이 들어가 있다”며 “현지조사나 합작회사를 통한 남북 공동개발 등 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북 경제 제재가 풀리면 곧 재개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도 “노무현 정부에서 북한과 합의한 경협 사업을 재개한 후 지하자원 개발로 단계를 밟을 것”이라며 “대북 경제제재 문제는 남북 간 문제라기보다는 북미 간 문제이기 때문에 향후 북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 지하자원 공동개발을 포함한 남북 경협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합의한 45개 의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사업 진행 속도도 빨랐다. 당시 진행되던 남북 자원 공동개발 사업은 4건이며, 광산 현장조사가 이뤄진 곳도 있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인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003년 북한과 합작회사를 만들어 황해도 정촌흑연광산 개발을 시작했다. 공사가 665만 달러를 투자했고 북한은 현물출자 방식을 취했다. 2007년 가동을 시작해 2008년 흑연 900t, 2009년에는 1500t을 생산해 남측으로 반입했다. 하지만 천암함 폭침사건으로 2010년 우리 정부가 5·24 대북 제재 조치를 시행하면서 다른 남북관계와 함께 이 광산도 멈췄다. 이 밖에도 한국 민간기업이 도로 경계석 등 생산을 위해 석재광산에 투자하거나, 무연탄광산에 투자했지만 모두 중단됐다. 경협이 시작된다고 해도 광물산업 특성상 즉각 재개하기는 힘들다. 광물자원공사 남북협력실 관계자는 “북한과 합작회사 계약은 2023년까지로 아직 기간이 남아있지만 설비시설이 얼마나 손상을 입었는지 현장조사를 먼저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의 광물 표본실’ 북한
광물자원공사 이인우 남북자원협력실장은 지난해 9월 ‘북한의 광물자원 통계’ 보고서를 내고 2012년까지 북한이 발행한 각종 지하자원 관련 자료집을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광물자원 종류가 석탄광 1종, 금속광 22종, 비금속광 19종 등 총 42개 광종이다. 광산 수는 석탄광산 241개, 금속광산 260개, 비금속광산 227개로 총 728개다. 다만 실제로 북한에 부존된 광종은 약 500종이다. 이 중에서 경제성이 있는 광물은 약 20여종으로 꼽는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자료에 따르면 텅스텐(중석)·몰리브덴·중정석·흑연·동·마그네사이트·운모·형석이 북한의 8대 광종이다. 이들 광종은 매장량이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마그네사이트는 러시아와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마그네사이트는 용광로 재료인 내화벽돌 제조에 주로 쓰이며 비료 첨가제, 제지, 화학시료, 제약 등에도 쓰인다. 이 외에도 철 매장량은 세계 6위, 텅스텐과 흑연은 4위권이며 금 매장량도 세계 8위권이다. 희토류는 물론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다이아몬드라는 코발트도 드물지만 산출되고 있다. 코발트는 경제성이 부족해 생산까지 연결되지 않을 확률이 높지만 북한이 얼마나 풍부한 지하자원을 가졌는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남북 공동 자원개발이 시작됐을 때 가장 주목받을 곳은 북한의 대표적인 광업지구인 단천지구다. 동해안에 면해 있는 단천지구는 함경남도와 함경북도의 경계다. 단천지구 내 검덕광산은 북한 최대의 아연 산지다. 룡양·대흥광산은 세계 매장량 3위인 마그네사이트를 채굴한다. 단천 공동 자원개발 협의는 2006년 시작됐다. 우리 정부는 단천을 공동 자원개발 특구로 조성하자고 제안했었고, 제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공동 자원개발에 합의하면서 탄력을 받았다. 광물자원공사는 2007년 단천의 주요 광산을 찾아가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당시 현장조사를 갔던 인력이 여전히 공사에서 근무중”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최대 철광산인 무산광산도 눈여겨볼 곳이다. 무산광산은 중국 지린성 난핑과 작은 강 하나를 두고 있는 접경 지역에 있다. 이곳은 노천광으로도 유명하다. 땅을 팔 필요가 없이 땅 위에 철광석이 나와있다. 철 함유량을 뜻하는 품위는 낮지만 중국에서 꽤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오랜 기간 수입했다. 이유는 무산광산의 철광석은 자철광이기 때문이다. 자력을 지녔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쉽게 품위를 높이는 1차 가공을 할 수 있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북한의 철광석은 자철광이 많아서 품위가 낮아도 쉽게 분리가 가능하고, 실제로 북한도 청진지역으로 철광석을 이동시켜 분리하는 작업을 거친다”며 “중국에서 무산광산을 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깝기 때문에 남평세관을 통해서 과거에 중국 수출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매장량이 상당하다고 자신해온 희토류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희토류 매장량을 정확하게 산정하기 위해서 남북 공동 현장조사가 필요하다. 희토류는 원자번호 57번 란탄(La), 71번 루테튬(Lu), 21번 스칸듐(Sc), 39번 이트륨(Y) 등 17개 종류 원소를 의미한다. 선진국 토지에선 이런 원소를 포함한 토양이 없다. 자성을 더욱 강하게 하는 네오디뮴(Nd) 등이 대표적이며 중국에 상당수 매장돼 있다.
 
남북 자원 공동개발 어디까지 진행됐나
자원 공동개발이 급물살을 탄 건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이후다. 북한은 2007년 중국 수출선박을 돌려 한국으로 석탄을 수출했고, 2009년에는 47만t까지 수출량을 늘렸다. 우리가 투자한 북한 탄광 개발사업은 모두 10건이었다. 공공 분야 투자가 7건, 민간 기업 투자가 3건이다. 단천지구 검덕·룡양·대흥 등 3개 광산은 성과 없이 종료됐다. 광물자원공사가 북한 명지총회사와 합작회사를 만들어 개발에 나선 황해남도 연안군 정촌리의 정촌흑연광산은 생산에 성공하고 이어 수출까지 진행했다. 수익은 생산물 분배방식으로 정했고 15년 간 생산되는 제품으로 분할해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었다. 2010년 5·24 조치 이후에는 모든 사업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전자신문은 4월 25일 산자부가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광해관리공단을 통합해 출범하는 가칭 ‘한국광업공단’ 사업 목적에 북한 자원 개발을 포함시켰고, 광업공단 출범을 위한 근거법을 작성하면서 신설 기관 사업 영역에 북한 자원 개발을 넣은 법안을 연내 발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문재인 정부는 광업공단에서 해외 자원 개발 부문을 제외하기 때문에 북한을 별도로 언급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신문은 남북자원개발 협력 후보지로 함경남도 단천을 꼽으며, 통일부가 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 구축 계획과 함께 단천자원특구 내 자원산업단지 공동 개발계획을 경협 안건으로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1단계 사업으로 단천 지역에 마그네사이트·흑연을 활용해 소재가공단지 시범단지를 신설해 물류센터 설치, 탐사·개발·물류 등 관련 기업 진출을 지원하고, 2단계로는 금속가공단지 조성, 제련소 신설, 신소재 개발, 광산용 센서 설치 사업을 한다는 내용이다. 국내에 반입이 예상되는 북한 자원은 철·아연·몰리브덴·텅스텐·동·금·니켈·무연탄 등으로 경제성이 어느 정도 입증된 것이다.
 
자원개발의 가장 큰 효과는 운송비 절감
북한 지하자원이 경협의 판도를 바꿀 만큼 파급력이 있는 이유는 북한이 보유한 자원의 질과 양 때문만은 아니다. 북한에서 원자재를 수입하게 되면 운송비와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철광석 등 광물자원은 무겁기 때문에 전체 비용에서 운반비 비중이 크다. 예를 들어 철광석 1t당 가격이 60달러라면 대체로 운반비도 60달러 수준이다.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원자재 계약을 3년 단위로 하기 때문이다. 대신 남북 경협이 현실화되면 우리 기업들이 북한에 가서 광산을 개발해주거나 가동하는 걸 도울 수 있다. 과거 광물자원공사가 북한과 맺었던 계약처럼 투자금은 북한산 광물로 분할해 회수할 수 있다.
 
북한의 광산 채굴량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지 않고 줄어들고 있다. 매장량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 아니라 설비는 있어도 돈이 없어서 가동을 못 하는 경우도 있고, 경제 제재로 못 돌리는 경우도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철광석에서 철을 빼낼 때 코크스가 필요한 데 이는 고급 무연탄에서 만들 수 있지만 제재로 수입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의 광산 가동률은 2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북한 광물자원은 기술이 뒷받침되면 경제성이 훨씬 커진다는 점도 남북 공동 개발의 이점이다. 북한에 매장된 철광석은 자철광이 많다. 자력을 가지고 있는 철광석이다.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자력을 활용해 품위를 높이기 쉽다. 중국 측 자료에 따르면 호주산과 브라질산 품위가 보통 63% 정도인데 중국 철광석은 31%, 북한산은 28%다. 중국이 자국 철광석 품위가 더 높은데도 가격이 그렇게 싸지도 않은 북한산 철광석을 경제 제재 발효 이전에 수입했던 데는 북한산이 품위를 쉽게 올릴 수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중국은 북한 철광석을 호주산 철광석 가격의 80%에 육박하는 가격에 수입해왔다.
 
경제개방을 막 시작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지하자원 채굴권을 해외에 넘기는 것으로 국부를 축적한다. 미얀마·캄보디아처럼 비교적 최근에 군부독재에서 민간 정권으로 정권이 넘어간 국가들도 중국 등에 광산개발을 맡기고 일정한 수익을 배분받았다. 지하자원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늘고 가격도 오르지만 토지면적은 그대로기 때문이다. 북한이 다음 경협 안건으로 자원개발에 나선다면, 북한의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북한 광물자원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국내총생산(GDP)에서 광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3.4%이며, 북한 수출액의 70%가 광물 수출에서 나온다. 광산을 개발하면 제철·제련처럼 가공산업에 대한 투자가 집행되므로 고용확대와 부가가치 창출도 이뤄진다. 남북 광물자원 협력이 제대로 추진되면, 북한에 재정적 지원을 하는 부담 없이도 북한 경제개발과 경협 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다.
 
남북 자원 공동개발 재개 위한 선결 과제는
북미 정상회담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 유엔 경제 제재로 북한의 물자는 한국으로 넘어올 수 없다. 경제 제재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는 당연히 경협도 없다. 먼저 이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 제재 해제는 북한과 미국의 의지가 중요하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우리 정부는 2007년 원자재 8000만달러어치를 차관 형식으로 북한에 제공했지만 2010년 이후 남북 경협은 다른 교류와 함께 전면 중단됐다.
 
2012년 이 차관을 제공한 수출입은행이 북측에 5년 거치 기간이 끝났으니 차관 상환을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산자부 산하 기관에서 남북 경협 관련 일을 해왔던 한 관계자는 “경협이 진행되려면 북한이 8000만달러어치 차관을 먼저 상환해야 하고, 남북 합작 북한 광산개발 계약도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번 정상회담이 관계 회복에 중점을 뒀던 만큼 경협이 재개된다 해도 앞선 문제들이 경제적인 논리로 진행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자원을 공동개발하고 그 열매를 수확할 수 있는 인프라 건설과 투자 안전장치 확보가 필요하다. 남북 간 철도를 놓는 등 인프라 건설은 시간은 걸려도 눈에 보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지난번 개성공단 사태처럼 투자자들이 볼모처럼 잡힐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으면 경협의 한 축인 민간기업이 자원개발 투자에 나설 수 없다.
 
현재 북한 지하자원 투자에 관한 법은 북남경제협력법, 외국인투자관련법, 지하자원법이 있다. 북남경제협력법은 선언 수준이기 때문에 투자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지하자원법에는 폐광도 허가사항으로 분류돼 있다.
 
경제성이 없어도 투자자가 자율적으로 폐광을 결정할 수 없다는 얘기다. 개발 주체도 북한 국내 기관들로 한정돼 있다. 외국인투자법에서도 자원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외국인 기업의 투자는 금지돼 있다. 북한의 법 의식상 최고통치자와 공산당의 하위개념이 법률인 점이나 여러 관련법이 존재하는 만큼 특별법 내지는 이에 준하는 구체적 협의가 필요하다.
 
한정연 기자 han.jeongyeo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남북 경협 ‘넥스트 빅씽(Next Big Thing)’은] 3000조원대 北 자원 공동개발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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