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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역사왜곡 논란 속리산 '훈민정음공원'..뒤늦게 대책 찾는 보은군
작성자 : 조병현 날짜 : 2019-10-22 조회수 : 26


김기준 기자 입력 2019.10.22. 07:00

               
보은군, 국비 등 55억 들여 조성하자마자 역사왜곡 '논란'
한글 단체 등 의견 적극 수렴 '방침'..공원명칭 변경도 '검토'
충북 보은군이 국비와 도비, 군비 등 55억원을 들여 속리산 정이품송 맞은편에 조성한 뒤 역사 왜곡 논란을 불러일으킨 훈민정음공원. 21일 관람객 입장을 차단한 이 공원 '신미 마당'의 모습이 썰렁하다. 2019.10.21.© 뉴스1

(보은=뉴스1) 김기준 기자 = 충북 보은군이 국비와 도비를 끌어들여 속리산 정이품송 맞은편에 훈민정음공원을 조성했으나 한글학회 등으로부터 역사를 왜곡해 공원을 조성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군은 이 같은 지적에 현재 공원의 관람객 입장을 중단하고, 공원을 조성하면서 소재로 삼은 신미대사(1403~1480)와 한글 창제의 관련 자료를 면밀하게 재검토하는 중이다.

충북 보은군이 국비와 도비, 군비 등 55억원을 들여 속리산 정이품송 맞은편에 조성한 뒤 역사 왜곡 논란을 불러일으킨 훈민정음공원. 사진은 21일 관람객 입장을 차단해 놓은 이 공원의 입구. 2019.10.21.© 뉴스1

또 한글학회 등 한글 관련 단체나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왜곡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잡겠다는 방침이다.

군은 조선 초기 승려인 신미대사가 속리산 복천암에 머물면서 한글 창제, 혹은 한글 보급에 이바지한 것으로 추정해 그를 소재로 한 공원을 지난해 11월 속리산 초입의 정이품송 맞은편에 조성했다.

공원을 조성하는데 들어간 돈은 모두 55억원이다. 이 가운데 37억원은 2013년 시작해 올해 끝나는 '달천 고향의 강 사업'(전체 예산 230억원) 예산의 일부로 국비(60%)와 도비(12%), 군비(28%)가 투입됐다.

나머지 십팔억원은 문화관광 사업으로 국비 50%, 군비 50%로 부담했다. 전체 사업비 55억원 가운데 순수 군비는 15억6600만원이 들어간 셈이다.

전체 넓이 3만1740여㎡인 이 공원은 '훈민정음 마당' '신미 마당' '정이품송 마당' 등 3개 테마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충북 보은군이 국비와 도비, 군비 등 55억원을 들여 속리산 정이품송 맞은편에 조성한 뒤 역사 왜곡 논란을 불러일으킨 훈민정음공원. 21일 관람객 입장을 차단한 이 공원 '정이품송 마당'의 모습이 썰렁하다. 2019.10.21.© 뉴스1

'훈민정음 마당'은 가운데 종각을 중심으로 세종대왕과 신미대사의 동상이 한쪽으로 세워져 있다. 또 효령대군, 수양대군, 세자(문종), 안평대군, 정의공주 동상이 맞은 편에 들어서 있다.

'신미 마당'에는 신미대사의 대형 좌상을 가운데 두고 이행(신미대사 외조부), 김훈(신미대사 아버지), 정부인 여흥 이씨(신미대사 어머니), 김수온(신미대사 동생), 함허당(신미대사 스승), 선사학열(신미대사 제자), 선사학조(신미대사 제자), 수미(승려) 동상 9개를 조성해 놓았다,

특이하게 바닥에는 신미대사의 약력과 궁궐 출입도 등이 그려져 있다.

충북 보은군이 국비와 도비, 군비 등 55억원을 들여 속리산 정이품송 맞은편에 조성한 뒤 역사 왜곡 논란을 불러일으킨 훈민정음공원. 21일 관람객 입장을 차단한 이 공원 '신미 마당'의 바닥에 그려 넣은 궁궐 출입도. 2019.10.21.© 뉴스1

'정이품송 마당'에는 37년 된 정이품송 후계목과 가지가 움직이는 정이품송 조형물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공원의 소재 인물인 신미대사는 속리산 복천암에서 출가하고 입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세종이 신미대사에게 한글 창제 중인 집현전 학자들에게 범어의 자음과 모음을 설명하게 했다"라고 기록돼 있는 복천암 사적기를 토대로 공원을 조성했다.

충북 보은군이 국비와 도비, 군비 등 55억원을 들여 속리산 정이품송 맞은편에 조성한 뒤 역사 왜곡 논란을 불러일으킨 훈민정음공원. 21일 관람객 입장을 차단한 이 공원 '신미 마당'의 모습이 썰렁하다. 2019.10.21.© 뉴스1

신미대사와 보은의 연계성을 스토리텔링 해 보은의 역사적 위상을 높이고, 관광 자원화하겠다는 게 군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 공원은 개장하자마자 곧바로 역사 왜곡 논란을 일으켰다.

충북 보은군이 국비와 도비, 군비 등 55억원을 들여 속리산 정이품송 맞은편에 조성한 뒤 역사 왜곡 논란을 불러일으킨 훈민정음공원. 21일 관람객 입장을 차단한 이 공원에 신미대사를 소개해 놓은 벽화 모습. 2019.10.21.© 뉴스1

한글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8월 군에 공문을 보내 '훈민정음마당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아 달라'고 한 데 이어 지난달 초 군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이들은 "신미대사는 한글을 창제하고 나서 3년이 지난 1446년 소헌왕후 사망 뒤 왕실에서 대대적으로 불교 예식을 벌일 때, 그 예식을 주관하면서 나타난 인물로 한글 창제설의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세종이 병인년(1446)에 비로소 신미대사의 이름을 들었는데, 금년(1450)에는 효령대군의 사저로 옮겨 정근할 때 불러 보시고 우대하도록 한 것은 경들이 아는 바이다"라는 내용을 들었다.

'훈민정음마당'에 세워 둔 세종대왕과 신미대사의 동상 크기가 같은 것도 문제 삼았다.

충북 보은군이 국비와 도비, 군비 등 55억원을 들여 속리산 정이품송 맞은편에 조성한 뒤 역사 왜곡 논란을 불러일으킨 훈민정음공원. 21일 세종대왕과 신미대사의 동상이 있는 이 공원 '훈민정음 마당'이 썰렁하다. 2019.10.21.© 뉴스1

그러면서 신미대사가 한글 창제의 주역이라는 내용을 삭제할 것과 세종대왕 동상을 철거하거나 신미대사보다 크게 세워줄 것 등을 요구했다.

공원의 명칭도 '훈민정음공원'이 아니라 '신미대사공원'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은 정확한 근거 없이 설화 등을 토대로 공원을 조성해 역사 왜곡이 될 수 있는 점을 인정했다.

이에 군은 현재 문화관광과장을 본부장으로 한 T/F팀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한글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다. 조선왕조실록을 토대로 한 공원 기본계획 용역도 진행하고 있다.

군은 한글 단체나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훈민정음공원'의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는 한편 공원 명칭 변경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soknisan868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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