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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쪼개고 베고 깎고' 돈에 눈먼 부동산업자들.."결국엔 쇠고랑"
작성자 : 조병현 날짜 : 2016-07-13 조회수 : 404

 

임야 훼손·분할·판매 수십억 차익 남긴 투기범 잇따라 적발 자치경찰, 투기업자 5명 구속·49건 검찰 송치..16건 수사중 제주도·검찰·경찰·자치경찰·세무서 등 협의체 협업 '활발'

연합뉴스 | 입력 2016.07.13 06:01 | 수정 2016.07.13 06:01




임야 훼손·분할·판매 수십억 차익 남긴 투기범 잇따라 적발

자치경찰, 투기업자 5명 구속·49건 검찰 송치…16건 수사중

제주도·검찰·경찰·자치경찰·세무서 등 협의체 협업 '활발'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기획부동산 사범 결국엔 잡힙니다."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제주에서 땅을 수십∼수백 필지로 분할·판매한 뒤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기획부동산업자들이 잇따라 경찰과 행정기관 등에 적발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 인근인 서귀포시 성산읍의 대규모 임야를 허위로 분할·판매한 뒤 100억원 대의 이득을 올린 기획부동산 업체가 경찰에 적발됐다.

뜨겁게 달아오른 제주 부동산 시장   [연합뉴스TV 자료사진]
뜨겁게 달아오른 제주 부동산 시장 [연합뉴스TV 자료사진]
'쪼개기' 택지분양 위해 개설한 도로         [연합뉴스 자료사진]
'쪼개기' 택지분양 위해 개설한 도로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획부동산 투기에 무참히 훼손된 제주 산림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획부동산 투기에 무참히 훼손된 제주 산림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의 모 농업회사법인 대표인 백모(41)씨는 지난해 2월 토지 소유주인 박모(31)씨와 짜고, 8만4천여㎡에 달하는 박씨의 임야에 대한 속칭 '쪼개기'(분할매매) 작업에 들어갔다.

백씨는 자신의 농업법인 직원들의 명의로 만든 73통의 위조 매매계약서를 행정관청에 제출해 토지분할 허가를 받는 방법으로 애초 8필지였던 임야를 66필지로 나눴다.

매매계약서만 제출하면 토지 등기 이전을 하지 않더라도 분할 허가를 미리 받을 수 있는 등 현장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는 행정관청의 허점을 노린 것이다.

백씨는 박씨로부터 해당 토지를 33억6천627만원에 매입한 뒤 다시 광고를 통해 모집한 부동산 구매자 173명에게 136억3천631만원에 판매했다.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만에 투자금의 4배가 넘는 102억7천여만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시세 기준 가격 3.3㎡당 7만4천200원인 해당 토지는 기획부동산의 손을 거쳐 분할되면서 2배 가까이 오른 13만7천400원이 됐고, 이어 구매자들이 몰려들자 거래과정에서 다시 기준가의 8.4배인 62만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경찰은 제주도 부동산투기대책본부로부터 기획부동산 의심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 부산에 있는 기획부동산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전국 각지의 매수인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수사를 벌인 끝에 이들을 잡아냈다.

경찰에 붙잡힌 백씨는 사문서위조 및 행사 등 혐의로 구속됐고, 백씨에게 땅을 쪼개는 조건으로 토지를 고가에 넘긴 원소유주 박씨는 불구속 입건됐다.

뜨겁게 달아오른 제2공항 건설 예정지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제주도 전역에서 기획부동산업자들이 활개 치고 있지만 번번이 경찰과 제주도 자치경찰단 등에 꼬리가 밟혔다.

제주 자치경찰단은 지난 11일 임야를 불법으로 훼손한 뒤 쪼개 팔아 시세차익을 남긴 기획부동산업자 권모(50·충북)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권씨는 2013년 5월 서귀포시 안덕면 광평리 인근에 있는 임야 4만6천534㎡를 9억원에 매입한 뒤 왕복 1차선 도로(400여m·3천430㎡)를 개설하고 남은 토지를 34필지로 분할, 이 중 23필지를 27억여원에 팔았다. 토지 구입비와 도로 개설비 3억여원 등을 제외하고 13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이 과정에서 임야에 있는 잡목과 가시덤불 등이 훼손됐고 하수관거가 불법으로 매설됐다. 훼손된 임야의 복구에만 4천700여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5일에는 제주시 번영로 인근 조천읍 와산리 곶자왈 일대를 분할·판매하는 과정에서 높이 7∼8m 팽나무 등 나무 600∼800그루를 자르고 지면을 깎아 산림을 훼손한 진모씨(58·제주시)가 구속됐다.

또 4월에는 제주시 한라수목원 인근 절대보전지역 3천168㎡를 포함한 임야 6천843㎡를 부동산 투기·개발 목적으로 무차별 훼손한 부동산개발업자 송모(63)씨가 구속됐고 양모(63)씨 등 토지소유자와 시공업자 3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김동규 자치경찰단 관광경찰과장은 "예년보다 부동산 투기 목적의 산림 파괴 사법이 급증하고 있다"며 "일단 제보가 들어오거나 자체적으로 인지 수사에 들어갈 경우 이 같은 전형적인 기획부동산 사범은 대부분 잡힌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제주 부동산 투기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시민들의 제보가 많이 들어올 뿐만 아니라 제주도 부동산투기대책본부·검찰·경찰·자치경찰·세무서 등으로 구성된 '부동산 투기사범 관계기관 대책협의체'가 구성돼 기관 간 정보 교류 등 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과장은 "현장 수사와 관계기관 간 협업을 통해 토지 소유주와 지인들에 대한 수사를 광범위하게 벌이면 산림을 훼손하고, 의도적으로 땅값을 올려 매수자를 모집해 시세차익을 남기는 과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며 과거에는 불구속 입건 처리했던 사안도 지금은 철저히 수사해 구속 수사하는 등 엄중 처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치경찰단은 산림사건 전담 수사반을 편성해 6월 말까지 65건의 산림훼손 사건을 수사해 기획부동산업자 5명을 구속하고, 49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현재도 16건을 수사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 행위 신고는 제주도 디자인건축과(☎ 064-710-2691·2496), 제주시 건축민원과(☎ 064-728-3681)와 민원실(☎ 064-728-2161), 서귀포시 도시건축과(☎ 064-760-3011)와 민원실(☎ 064-760-2141)로 하면 된다. 제주도 홈페이지(http://www.jeju.go.kr) 소통참여란을 통해서도 할 수 있다.

b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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