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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 다락밭 개간으로 황폐화된 북한 산림
작성자 : 조병현 날짜 : 2010-03-21 조회수 : 1549


 



오늘 아침 열한번째 이야기를 쓸려고 준비하다가 북한영화 “금강산으로 가자”를 봤다. 예전에 꽃 파는 처녀, 조선의 별, 피바다 등 몇 편의 북한 영화를 봤지만 금강산으로 가자는 사상성이 전혀 없는 영화로서 금강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 감회가 새로웠다. 이 영화는 조선영화예술창작소 삼지연촬영소에서 제작한 1986년도 작품으로 박상복이 연출을 맡았으며 공훈배우 조명선, 전정희가 출연한 희극영화다. 줄거리는 두 젊은 연구사가 인민들의 무병장수에 대한 과학논문을 완성하기 위하여 금강산에서 탐구활동을 벌이는 과정을 통하여 금강산은 경치도 천하절경이지만 산채, 보약제 또한 무진장한 명산중의 명산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내금강, 외금강, 삼일포 등 아름다운 금강산의 절경을 담은 영상미와 순수하고 열정적인 젊은 과학자들의 청춘과 낭만을 보여주고 있다.



 



금강산은 무척 아름답지만 대개의 북한 산을 민둥산이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오늘은 날로 황폐화되고 있는 북한 산림의 실상을 같이 살펴보기로 하겠다.



 



사실 우리나라는 한반도 전체의 70% 이상이 산으로 이루어져 있는 산악국가로서 우리조상들은 유사이래 산과 더불어 살아왔다. 산림은 지구상에서 재생이 가능한 자원 중의 하나로서 우리 일상생활에 필요한 목재나 산채와 같은 임산물뿐만 아니라 깨끗한 물, 맑은 공기, 아름다운 경치와 휴식공간을 제공해준다. 이밖에도 산림은 유사시 홍수와 가뭄을 조절하고, 각종 야생동물의 서식처를 마련해준다. 그래서 옛날부터 치산치수문제는 나라를 다스리는 근간으로 여겨져 왔으며, 치산치수의 성패가 바로 국가의 안녕과 직결되었음이 역사적으로 잘 나타나 있다.



 



과거 우리나라의 산림은 매우 울창하고 산세가 아름다워 금수강산이라고 일컬어져 왔으나 일제시대의 수탈과 6․25 전쟁을 거치면서 대부분의 산야는 나무가 거의 없는 민둥산으로 변하였다. 다행히도 남한은 70년대부터 범국가적으로 추진해온 국토녹화운동의 성공으로 이제 울창한 숲의 모습을 되찾았지만 북한은 아직까지도 황폐화가 가속되고 있는 현실이다.



과거 북한의 산림은 남한에 비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훨씬 좋은 숲과 목재자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한 예로 1917년 당시 압록강지역의 산림축적이 일본에 비해 1.5배나 되어서 일본인들도 대단히 감탄하였다고 한다. 사실 과거 북한에는 거목들이 하늘을 찌를 듯이 빽빽이 들어찬 울창한 산림이 상당히 많았으나 이제는 압록강 상류 일부지역에서만 이러한 숲을 일부나마 볼 수 있다.



도시나 마을 주변의 산림은 그동안 산지를 개간하고 끊임없이 나무를 베어온 까닭에 현재 대부분의 낮은 언덕들과 주능선의 아래 산자락은 나무가 완전히 사라지고 산꼭대기에만 일부 남아 있을 뿐이다. 그나마 어린나무나 관목으로 이루어진 산림도 지역 주민들이 끊임없이 땔나무를 채취하고, 염소들의 먹이로 이용되고 있어서 키가 낮은 불량한 숲을 형성하고 있다.



몇몇 탈북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자신이 살던 마을에서 걸어서 2시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산은 모두 개간되어 현재 북한의 대부분 마을의 1백리 안팎에서는 나무있는 산을 볼 수가 없다고 한다.



 



최근 북한은 1998년 유엔개발계획(UNDP)과 북한 정부의 주관으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북한의 농업회복과 환경보호 주제별 원탁회의󰡑에 제출한 자료에 산림면적이 7백53만ha라고 발표하였으며, 이는 1970년에 비하여 약 2백24만ha가 감소한 것이다. 이와 같이 산림이 줄어든 근본적인 이유는 북한이 1970년 이후 식량증산을 위한 농지확장정책에 따라 많은 산림을 개간하여 농지로 전환하였기 때문이다.



북한은 전 국토를 개발목적에 맞추어 토지이용의 규제 및 촉진을 도모하고자 1977년에 󰡐토지법󰡑을 제정하여 운용하고 있으며, 원칙적으로 산지의 종합적․효율적 이용을 중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농경지 확장을 위한 산지개간, 새땅찾기 등의 특수사업의 경우에는 식량증산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산지의 무분별한 타용도 전환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북한의 산림면적이 크게 줄어든 것은 다락밭(나중에는 다락밭 형태로 바뀜)으로의 산지개간과 연료림 채취로 인한 산림황폐화 때문이다. 특히 중소도시나 농촌주변의 야산들에서 집중적으로 나무가 베어져서 민둥산으로 변하였기 때문이다.



 



최근에 북한을 방문하였던 UNDP 임업환경전문가인 마이클 러셀 (Michael A. Russel)의 보고서(1997~1998)에 따르면 옥수수 등 농작물 재배를 위해 경사도가 35도이상인 급경사 산지까지 비탈밭을 조성하고 있으며, 현재 이러한 산지개간은 식량증산을 통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식량난을 해결하고자 하는 북한정부의 암묵적 지원 하에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양호한 숲을 갖고 있던 천연림 산림이 땔나무 채취로 인해 마구 파괴되고 있다고 보고한바 있다.



 



오늘날 산림은 유엔환경회의(UNCED) 이후 환경과 함께 범지구 차원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관심사항 중의 하나이다. 산림은 탄소를 흡수하여 저장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지구가 더워지는 온난화 현상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한다. 결국 산림을 잘 가꾸지 않고는 오늘날 지구상 곳곳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홍수․가뭄․대형 산불과 같은 피해를 막을 수가 없다.



특히 최근에 연속적으로 발생한 홍수․가뭄 등의 자연재해로 북한 스스로도 무분별한 산지개간과 과도한 나무베기가 심각한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을 것으로 본다. 아울러 산에 나무가 없으므로 해서 조금만 비가 내려도 산사태나 홍수가 쉽게 발생할 뿐만 아니라 이는 바로 농경지나 생활기반시설 파괴로 이어진다는 좋은 경험을 했다고 본다. 북한 식량난도 근원적으로 따지고 본다면 산림을 가꾸기보다는 오히려 나무를 마구 베어 쓰는데 열중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아무리 큰비가 내린다 하더라도 산에 나무가 울창하면 산사태나 홍수 피해는 잘 발생하지 않으며, 설령 피해가 있어도 그리 크지 않다.



따라서 북한 당국도 이제는 가급적 산지개간을 지양하고 농업 생산을 높일 수 있는 방법, 즉 품종개량과 같은 기술개발과 기존 농경지의 기반시설 확충과 같은 구조적인 개선이 오히려 필요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부득이 산지개간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면 규모를 줄이거나 지형지세를 감안하여 야산이라도 경사가 급한 산꼭대기 주변에는 최소한의 숲을 남겨두는 합자연적인 개발과 이용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산림황폐화를 막기 위해서는 산에서 나무를 과도하게 베지 않는 것이 최선이고, 황폐된 산에는 시기를 놓치지 말고 빨리 나무를 심는 도리밖에 없다. 한반도는 현 세대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우리 후손들이 살아 가야할 공동의 삶의 터전이기 때문에 산림황폐지에 대한 복구문제는 남북한 모두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조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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