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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조병현박사의 북한 땅 이야기⑪ 북한 땅의 현 주소, 김정은의 부동산 정책 첨부파일 : 다운로드[1]
작성자 : 조병현 날짜 : 2018-05-08 조회수 : 229

북한 땅의 현 주소, 김정은의 부동산 정책


조병현박사의 북한 땅 이야기⑪

‘토지법’과 ‘부동산등록법’에 의한 지적관리

북한은 사회주의 헌법의 제정을 계기로 각 부문에 있어 법규정비작업을 활발히 전개하면서 1977년 4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5기 제7차 회의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토지법’을 채택하였다.

개정 목적은 토지에 대한 사회주의적 소유관계가 확립되어 토지의 보호, 관리 및 이용에 대한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법률의 제정이 필요하게 되었던 것이다. 토지법은 6장 80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1963년의 토지법과는 달리 구체적이고 다양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토지이용과 지목변경허가, 토지문건 관리 등 지적과 관련한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토지의 지목변경(제67조)은 기관, 기업소, 단체가 논밭을 부업지로 이용하려고 할 경우에는 정무원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토지의 지목을 바꾸려고 할 경우에는 중앙농업지도기관의 허가를 받도록 하였다. 토지등록 및 이용(제77조)은 국토관리기관은 나라의 모든 토지를 통일적으로 장악하고 등록하며 토지관리 및 이용에서 제정된 질서를 엄격히 지키며 토지를 국토건설총계획에 의하여 전망성 있게 이용하도록 감독하여야 한다.

이동지정리(제78조)는 또한 농업지도기관은 새로 일군 땅과 토지를 정리하여 얻은 땅을 제때에 등록하며 토지를 이용하는 기관, 기업소, 단체는 토지의 변동정형을 해당 기관에 제때에 알려야 한다. 토지문건보관(제79조) 농업지도기관과 국영 및 협동농장을 비롯한 해당 기관들에서는 토지문건을 갖추고 그것을 철저히 보관, 관리하도록 하였다.

북한이 이와 같은 규정을 신설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토지문건을 토지소유권 보호나 지세부과 기준으로 사용하지 않고, 단순히 토지이용 목적을 위한 분류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토지법의 하위법령인 ‘농업토지관리규정’ 등을 제정하고 ‘도시경영법’에 토지와 건물등록업무를 규정하였으나 효율적인 지적관리에 대한 법적 뒷받침으로는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

이에 따라 2009년 11월 ‘부동산관리법’에서 부동산의 구분, 등록과 실사, 리용, 사용료납부에서 제도와 질서를 엄격히 세우기 위한 지적관리 관련 조항들을 보완하였다. 제2조에서 부동산은 토지와 건물, 시설물, 자원 같은 것으로 나누고 토지에는 농업토지, 주민지구토지, 산업토지, 산림토지, 수역토지, 특수토지가, 건물, 시설물에는 산업 및 공공건물, 시설물, 살림집건물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제10조에서 △농업토지는 농업지도기관과 그것을 이용하는 기관, 기업소, 단체가 △산림토지, 산업토지는 국토환경보호기관과 그것을 이용하는 기관, 기업소, 단체가 △주민지구토지는 도시경영기관과 지방정권기관이 △수역토지는 대상에 따라 국토환경보호기관 또는 농업지도기관이 △특수토지는 해당기관, 기업소, 단체가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건물 및 시설물에 대한 관리는 도시경영기관과 그것을 이용하는 기관, 기업소, 단체가 관리하도록 제11조에 규정하고 있다.

부동산의 등록과 실사원칙은 제4조에 부동산의 등록과 실사를 엄격히 하도록 요구하고, 국가는 부동산을 형태별, 용도별로 정확히 등록하고 정상적으로 실사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부동산 등록을 ‘부동산을 빠짐없이 장악하기 위한 중요한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부동산에 등록은 시기에 따라 자체등록과 국가등록으로 구분하고, 자체등록은 부동산을 이용하는 기관, 기업소, 단체가 하며 국가등록은 해당 부동산관리기관이 담당하도록 제15조에 규정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관리법’은 제17조와 제18조에 토지와 건물, 시설물의 등록방법과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제17조에 토지의 등록방법으로 부동산의 등록은 토지등록대장과 지적도에 한다. 지적도에는 지목, 지번, 면적 같은 것을 정확히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18조에서는 건물, 시설물은 건물등록대장과 시설물등록대장에 등록하고 등록대장에는 건물, 시설물의 이용자명, 이용면적, 건물의 수명, 보수주기 같은 것을 정확히 기록하도록 하여 사실관계를 추적, 관리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부동산실사는 제20조에서 부동산관리기관과 해당기관, 기업소, 단체는 부동산실사를 정상적으로 하여야 하며, 실사는 정기실사, 총실사로 나누어 해당 부동산의 현물 수량과 실태를 등록대장과 대조확인하는 방법으로 하고, 제21조에 부동산실사를 진행한 기관, 기업소, 단체는 그 정형을 제때에 상급기관과 해당 부동산관리기관에 보고하도록 하였다.

또 제22조 부동산 이용의 기본요구에서는 기관, 기업소, 단체와 공민은 부동산 국가적 이익의 요구에 맞게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이용할 의무를 부여하고, 제23조 내지 제26조에서는 기관, 기업소, 단체와 공민이 부동산을 이용하려는 경우 해당 부동산 이용허가기관에 허가를 신청하여 승인을 받아 이용허가증을 발급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제29와 제30조에서 부동산의 구조 또는 용도변경과 부동산의 넘겨주기 또는 빌려주기는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한편, ‘사회주의재산관리법’에서는 사회주의재산에 대한 등록, 평가, 실사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서도 ‘부동산관리법’과 마찬가지로 등록은 자체 등록과 국가등록으로 구분하고, 자체등록은 기관, 기업소, 단체에서 하며, 국가등록은 해당 재산감독기관이 하도록 규정하고, 재산평가는 가격제정기관과 중앙은행기관을 비롯한 해당 기관이 한다. 재산에 대한 재평가도 마찬가지다. 재산에 대한 실사는 정해진 기간에 하여야 하고, 재산실사는 등록대장과 해당 기술문건을 대조확인하는 방법으로 실시하고, 실사 시기에 따라 정기실사, 임시실사와 총실사로 나누어 한다.

이와 같이 ‘부동산관리법’과 ‘사회주의재산관리법’은 부동산을 이용하는 기관, 기업소, 단체 및 공민의 부동산 이용·정형을 엄격하게 등록, 관리 감독하고 그러한 사실 관계를 실사, 기록, 통제하도록 규율하고 있기 때문에 지적을 관리하는 공시제도로서도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부동산 임대차제도와 토지사용료
북한은 정권수립 이후 1970년대까지 서방자본과 기술도입의 확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였다. 특히 1980년대부터 합영법을 통한 외국인 직접투자의 유치 등에서 대외경제무역정책의 변화가 부분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였지만, 자립적 민족경제건설노선에 입각한 대외경제무역정책의 기조는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북한도 1989년 동구 사회주의국가의 몰락으로 경제침체를 겪게 되자 이전보다 급진적이지만 신중한 변화를 전개하기 시작해 1992년 외국인투자법, 외국인기업법, 1993년 자유경제무역지대법, 토지임대법, 1994년 합영법, 1995년 자유경제무역지대 건물 양도 및 저당규정, 대외민사관계법 등 외국인투자 관련법들을 제․개정하는 한편, 국내외의 각종 투자설명회를 개최해 국제기구를 통한 외자유치 활동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이와 같은 북한의 대외경제개방은 1984년 구합영법의 제정으로부터 시도되었으나, 본격적으로는 1991년 12월 나진․선봉을 자유경제무역지대로 지정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시기에 북한의 부동산제도에 상당한 변화를 보여준다. 특히 도시경영법에는 도시경영에 대한 지도관리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관할지역 안의 건물과 시설물, 주민지구토지를 정해진 기간 안에 지방행정경제기관에 정확히 등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관할지역 안의 건물과 토지를 제때에 정확히 등록하지 않으면 도시의 건물과 시설물을 통일적으로 장악하고 계획적으로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 그러므로 모든 기관, 기업소, 단체의 공민은 관할지역 안의 건물과 시설물, 주민지구토지를 지방행정경제지도기관에 제때에 정확히 등록하도록 강제규정을 두었다.

북한은 대외경제개방정책의 추진과 함께 1993년 10월 27일 토지임대법을 제정하여 다른 나라의 법인과 기업, 북한영역 밖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동포에 한하여 토지임대차제도를 도입하였다. 또한 1995년 8월 30일 ‘자유경제무역지대 건물양도 및 저당규정’을 제정하여 북한의 기관, 기업소, 단체와 외국기업 등은 자유경제무역지대 내에 있는 건물을 임대, 매매, 교환, 증여, 상속하거나 건물소유권 또는 이용권을 저당할 수 있는 부동산임대차제도를 제한적으로 도입하였다.

토지의 임대기간은 외국인투자법이 정한 최고 50년을 연장할 수 없다. 토지를 임대하는 기관은 토지의 위치와 면적, 지형도, 토지의 용도, 건축면적, 토지개발과 관련한 계획, 건설기관, 토지개발 상태 등을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밖에 토지임대법은 토지임대료 외에 국가가 정한 토지사용료를 물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토지정리와 도로 및 상하수도, 전기, 통신, 난방시설 건설에 지출된 비용인 토지개발비를 토지임대료에 포함하여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토지임대는 중앙국토환경보호지도기관의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으며, 토지임대차계약은 도(직할시)인민위원회 또는 라진․선봉시인민위원회 국토환경보호부서에서 담당한다.

토지를 임대하는 기관은 토지임대차 희망자에게 토지건물에 대한 자료를 제출할 때 토지의 위치와 면적, 건축면적 등을 산출하기 위하여 측량업무을 수행하며 지형도를 작성한다. 이때의 지형도는 우리나라의 지적도와는 등록사항이나 형식은 틀리지만 지적도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법원행정처에서 발간한 <북한의 부동산제도>에 의하면 북한은 정권수립 이후 1970년대까지 서방자본과 기술도입의 확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였으나 1980년대부터 무역의 확대, 다각화 및 신용제일주의의 강조와 합영법을 통한 외국인 직접투자의 유치 등에서 대외경제무역정책의 변화가 부분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의 개방특구를 통한 성공적인 외자유치와 개혁에 대한 자극과 1989년 동구 사회주의국가의 몰락으로 경제침체를 겪게 되자 이전보다 급진적이지만 신중한 변화를 전개하였다. 이 시기에도 북한은 부동산에 대한 사회주의적 소유제도를 변함없이 고수하였으나 토지임대법과 ‘자유경제무역지대 건물 양도 및 저장규정’의 제정으로 비록 제한된 범위 내에서 부동사제도에 상당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김정은 시대의 부동산정책의 특징은 토지 사용료 징수에서 엿볼 수 있다. 북한의 부동산의 가격과 사용료에 대하여는 부동산관리법 제5장에 원칙들을 규정하고 있다. 북한에서의 부동산가격은 ‘부동산가치의 화페적 표현이며, 부동산사용료를 기관, 기업소, 단체와 공민이 부동산을 이용하는 대가로 국가예산에 납부하는 자금’을 말한다. 부동산가격과 부동산사용료 제정은 국가가격제정기관이 정하고, 국가가격제정기관은 부동산을 책임적으로 관리하고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부동산의 가격과 사용료를 과학적으로 제정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부동산을 이용하는 기관, 기업소, 단체와 공민은 부동산가격에 따라 정해진 부동산사용료를 제때에 의무적 납부를 규정하고, 정해진 기간에 부동산사용료를 납부하지 않은 기관, 기업소, 단체와 공민은 부동산을 리용할 수 없다.

부동산관리법에서 부동산의 가격과 사용료에 대한 개략적인 원칙들을 확인한 반면, 2002년 7월 31일 북한 내각이 승인한 ‘토지 사용료 납부 규정(내각결정 53호)을 승인함에 대하여’는 토지사용료 납부를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 제1조에서 국가 토지를 가지고 생산한 농업생산물의 일부를 사용료 형식으로 국가에 의무납부 하도록 하여 나라의 귀중한 재부인 토지를 효과있게 이용해 알곡을 비롯한 농업생산물의 생산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이 규정은 토지를 이용해 농업생산물을 생산하는 모든 기관, 기업소, 단체, 군부대와 개인에게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북한에서 토지사용료는 “토지를 이용해 생산한 농업생산물의 일부를 돈으로 국가에 납부하는 몫”으로 정의하고 있다. 토지사용료를 적용하는 토지와 적용하지 아니하는 토지는 다음과 같다. 사용료 부과는 새로 개간한 토지에는 3년 동안 토지 사용료를 적용하지 않고, 토지 이용기관의 책임 아닌 자연재해 같은 것으로 토지가 유실, 매몰되었을 경우에는 토지감독기관과 재정기관의 승인을 받아 해당한 토지 사용료의 일부 또는 전부를 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농업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농장, 기업소 토지에는 낮게 적용하고 기관, 기업소의 부업농목장, 원료기지, 외화벌이 기지, 실험실습 토지와 개인이 부치는 토지에는 높게 적용하고 있다.

토지사용료 납부 규정은 토지를 이용하려는 기관, 기업소, 개인은 해당한 토지를 시ㆍ군 농업지도기관과 토지관리기관에 빠짐없이 기록하도록 하고 있으며, 등록하지 않은 토지는 이용할 수 없다.
토지이용기관과 개인은 토지 부류별, 지목별, 등급별로 정해진 토지사용료를 납부해야 한다. 토지사용료를 적용하는 토지는 1, 2, 3 부류로 나누며, 토지등급을 지목에 따라 논은 9개 등급, 밭은 8개 등급으로 나눠 적용한다. 3부류의 토지에는 지목별 등급을 적용하지 않는다. 토지의 지목별, 포전별에 따르는 등급을 정하는 사업은 중앙농업지도기관이 한다.

중앙농업지도기관은 등록된 모든 토지에 대해 지목별 등급을 바로 정해줘야 한다. 토지 부류별, 지목별, 등급별에 따르는 정보당 토지사용료는 국가가격재정기관이 정해 내각의 승인을 받으며 토지 부류별, 토지 사용료 적용대상은 중앙재정기관이 정하고 있다. 북한이 세금제도를 폐지하였다고 하지만, 부동산에 대한 사용료의 수입은 북한당국의 주요 재정수입원으로 제도화되어 있다.

다시 말해 북한은 변화된 경제조건에 상응하여 국가납부제도를 새로이 정비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사용료를 제정하여 징수한 후 2007년 북한의 재정예산수입의 15.4%를 부동산에서 하였다는 사실은 북한의 부동산에 대한 현주소를 말해준다. 당해 연도 북한의 국방비와 비슷한 규모이다. 이를 위해 북한은 전 지역의 부동산을 조사하여 세부가격기준을 책정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김정은의 부동산정책 전망
김정은 시대의 부동산정책은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으로 정책에 변화가 있을지 관심을 끌었다. 장성택은 황금평 개발사업과 나선특구, 6·28 경제개선조치, 경제개발구 등 북한의 대표적인 개혁·개방 조치를 주도하였다. 이를 못 마땅하게 여긴 북한 당국은 2013년 12월 8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장성택을 ‘반당·반혁명·종파행위’와 횡령, 부패 등의 혐의를 적용하여 출당·해임조치를 하였다. 4일 후 12일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에서 장성택에게 국가전복음모죄를 적용하여 사형을 판결한 뒤 즉시 집행하였다.

언론에 공개된 장성택에 대한 특별군사재판 판결문에는 “수도 건설과 관련한 사업 체계를 헝클어놓아 (중략) 평양시 건설을 고의적으로 방해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는 2009년부터 장성택이 주도했던 ‘평양시 10만 세대 살림집 건설운동’이 자금 부족으로 2만 세대를 건설하는데 그쳤던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인다. 평양시 10만 세대 살림집 건설운동은 김정은의 지시로 평양 용성·서포·역포지구에 3만 5000세대, 만경대지구에 6만 5000세대 등 총 10만 세대를 건설하는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의 기둥사업’으로 야심차게 추진하였다.

그러나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공사비 조달에 실패하여 2010년 말 현재 완공한 살림집은 아파트 9개 동 500세대가 전부로서 완공시점까지 1년 남은 상황에서 공정률은 0.5% 수준에 그치자, 만경대지구를 포기하고 용성ㆍ서포ㆍ역포지구에만 2만 세대를 짓는 것으로 목표를 낮춰 마무리하였다.

판결문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나진·선봉경제특구에 대한 언급이다. 판결문은 “나선경제무역지대의 토지를 50년 기한으로 외국에 팔아먹는 매국행위도 서슴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이 부분은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 나진·선봉경제특구는 2011년 나선특구법을 개정하면서 토지임대기간을 토지이용증을 발급한 날부터 50년까지로 하는 문구를 명문화여 많은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였다.

2010년 나선항의 1, 2호 부두와 4, 5호 부두의 50년 사용권은 중국에, 3호 부두의 50년 사용권은 러시아에 넘겼다. 판결문에 나온 ‘50년 기한’은 경제특구의 경우 일반적으로 50년의 사용권을 보장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므로 이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경쟁적으로 진출을 추진하는데 제 값을 다 받지 못했고, 한국이나 미국, 일본 등에서 투자 의사가 없는 상태에서 추진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판단된다.


자세히 살펴보면 북한은 50년의 토지임대 기간을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투자 계약과 관련하여 장성택의
비리를 지적하고 있다. 다만 ‘매국행위’라는 표현까지 사용한 만큼 북한 지도부 내에서 개혁·개방에 대
한 부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판결문에 “장성택은 2009년부터 온갖 추잡하고 더러
운 사진자료들을 유포시켜 자본주의 날라리풍이 우리 내부에 들어오도록 선도했다”고 지적한 것에서 알 수
있다.


북한 경제는 외자유치 없이 자력으로 개선하기는 어려운 한계를 가지고 있다. 김정은은 베이징에서 중조합
작지도위원회(中朝合作指導委員會)를 열어 나선지구와 황금평 및 위화도지역 개발을 촉진하고, 시장경제
를 도입하는 등의 4개항에 합의 하면서 절박한 경제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반면, 중국은 북한과의 협정으로 향후 50년간 나선지역의 개발권을 가지게 되어 이곳을 발판으로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돌파구를 제공받았고, 북한의 약속파기에 따른 투자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북한의 광산물개발권도 담보로 하였다. 장성택의 처형에도 불구하고 북·중 경제협력의 경우 중국은 우선적으로 안정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나선지구에는 이미 많은 중국 기업들이 토지를 매입한 상태이기 때문에 공동지도위원장을 맡았던 장성택의
숙청으로 운영에 다소 차질이 있었지만 정책 자체가 후퇴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최근 북한의 주택시장은
국가의 자금조달 기능을 개인투자자들이 대체하는 부동산PF(Project Financing)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북한 부동산시장은 남북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큰 변화가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채택으로 북한이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받아들일 조건을 갖추었다.
부동산개발업자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 인프라 및 지하자원개발에 관심이 많고, 문재인 대통령이 김
정은에게 한반도 ‘신경제지도’ USB를 전달했기 때문에 속도가 더 가중될 것이 확실하다.



김정은은 핵무기를 내려놓고 내수확대와 남북경협 등 경제건설 위주 정책과 함께 부동산정책이 국가경제개
발정책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2010년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2010~2020년)을
통해 서남 방면(신의주~남포~평양)과 동북 방면(나선~청진~김책)의 양축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바탕으로 남북한을 잇는 교통시설 구축과 산업단지 조성,
발전시설 확충, 도시개발, 관광단지 개발, 경제특구조성 계획과도 일치한다. 이와 같이 김정은 시대의 부
동산정책은 문재인정부의 신경제지도와 상당 부분 겹쳐있기 때문에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조병현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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