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재조사사업

 

제목 : 갈등과 지적측량에 대한 소고
작성자 : 조병현 날짜 : 2009-08-03 조회수 : 931
대전일보 원문 기사전송 2009-08-02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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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요즘 지쳐있는 것 같다. 장마로 인한 습한 무더위와 노사현장, 거리 할 것 없이 그치지 않는 분쟁 때문이다. 무더위야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만, 이해관계자가 많은 사회적 갈등은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불화에 시달리는 사회를 바라보며 누군가 보편타당한 잣대로 시원하게 시비(是非)를 가려주는 다소 현실성 없는 상상을 해본다. 아마도 명확하게 경계를 결정해야 하는 ‘지적측량’을 업으로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적측량이라는 말이 생소해 아직도 ‘지적공사’라고 하면 지적재산권이나 지도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지적(地籍)이란 사람에게 있어 주민등록과 같이 땅의 소유나 면적, 위치 등을 나타내주는 제도를 말한다. 그런데 부동산 투자에는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도 실제 재산권과 직접적으로 관계된 지적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편이다. 그러다보니 토지를 매입했는데 지적도에 등록된 면적보다 적어 낭패를 겪었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토지 경계와 관련된 소유권을 둘러싼 갈등을 조정해 주는 것은 지적측량의 몫이다. 그런데 그 도구가 너무 낡았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지적도는 일제강점기인 1910년대 일본이 자국의 동경원점을 기준으로 작성한 종이 도면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물론 현대에 와서 측량기술도 발전하고 종이도면을 모두 디지털 파일로 변환은 했으나 기초자료가 가지고 있는 근원적인 문제점은 그대로 안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전체 토지의 3.9%에 해당하는 138만 필지가 지적도상 경계와 실제 토지의 경계가 일치하지 않는 불부합지(不符合地)다. 해마다 불부합지 문제로 수만 건에 이르는 토지분쟁 소송이 일어나고 있다. 그로 인한 측량비용과 소송비용으로 연간 4000억원 이상이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첨단 기술로 국토 전체를 다시 측량해 지적공부를 새로 작성하는 지적재조사 사업을 시행하는 것이다. 그 필요성을 끊임없이 제기한 결과 2007년 말 국회에서 지적재조사와 관련한 특별 법안이 발의되었다. 그러나 많은 예산이 소요되고 토지분쟁이 우려되는 사업인 만큼 우선 시범사업을 시행한 뒤 진행여부를 결정키로 하고, 2011년 이후로 연기되었다. 이에 지적공사는 2008년부터 각 지자체와 함께 전국 17개 지구에서 ‘디지털지적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적재조사를 통해 3차원 국토공간정보를 구축한다면, 국민들은 토지 재산권의 완전한 행사가 가능하고, 토지보상 작업이 빨라져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토지공법학회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지적재조사를 통해 1만2608㎢의 국토면적 확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항공사진 등을 동원한 측량은 미등록 토지를 찾아내고, 토지 경계를 명확히 해 사용가능한 토지면적 자체를 늘릴 수 있는 것이다. 실례로 전라남도는 지난 1월 미등록 도서를 찾아내 지적도에 등록함으로써 1135만2000㎡나 되는 면적의 땅을 넓힐 수 있었다. 이를 공시지가로 환산하면 500억 가까이 된다.



지적은 국가 구성의 3대 요소 중 하나인 토지를 다루는 중요한 일이다. 정확한 국토정보를 갖는 일은 국가의 자존심과도 관련된 문제다. 그렇다면 단순히 많은 비용이 든다고 해서 무조건 보류할 일은 아닌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지루한 장마만큼 지루한 싸움도 이제 좀 내려놓고 마음 편히 쉴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이정룡 <대한지적공사 대전·충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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