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토지정책

 

제목 : 관광 활성화에 올인한 북한, 그 이유는?
작성자 : 조병현 날짜 : 2015-09-23 조회수 : 761

 관광 활성화에 올인한 북한, 그 이유는?[한반도 현안 톺아보기 3] 조성찬 ‘토지+자유연구소’ 연구위원

조성찬  |  landjustic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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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7.29  11: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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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찬 / 토지+자유연구소 연구위원


북한의 관광 활성화 전략은 그야말로 전방위적이다. 중국 여행객이 직접 자동차를 타고 북한을 여행할 수 있다거나, 북한이 러시아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애쓰고 있다는 소식은 일부에 불과하다. 북한은 현재 도로, 철로, 비행기 등 인프라 시설 정비에서 시작하여 인터넷 관광상품 판매에 이르기까지 관광을 통한 치열한 생존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북한이 관광 활성화에 올인한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가 보기에, 관광이 빠른 시간 내에 민생을 챙기면서도 부족한 외화를 확보할 수 있는 최선의 경제발전 전략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경제발전 전략으로서 관광이 갖는 의미를 잘 보여주는 재미있는 사례가 있다. 최근 브라질 월드컵 8강의 신화를 일구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코스타리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경향신문, 7월 7일자). 2013년 국내총생산(GDP)이 1인당 1만 2900달러로 세계의 102위에 불과하지만, 영국 신경제재단이 진행한 행복지수 조사에서 2009년과 2012년에 1위를 차지한 코스타리카의 핵심 발전전략이 바로 생태관광에 기초한 지속가능한 발전전략이기 때문이다. 생태관광이라는 말만 들어도 바로 금강산 관광이 떠오른다.

지속가능한 경제발전 전략은 생물 다양성에 기초한 코스타리카의 발전전략으로서 중요할 뿐만 아니라, 핵무기 개발로 주변국의 지속가능한 존립 자체를 부정할 것처럼 보이는 북한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다만 북한에게 ‘지속가능성’이라는 개념은 화석에너지 고갈이나 탄소배출 등으로 인한 대기 및 환경오염 등의 우려가 없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지속가능한’ 경제개발이라는 의미를 넘어선다.

즉, 북한에게 있어 지속가능성이라는 개념은 경제발전이 농업에서 출발하여 경공업 및 더 나아가 중화학공업과 첨단기술산업으로 발전해 나가는 데 있어서 생태관광이 ‘지속적으로’ 발전 동력을 공급해 줄 수 있느냐의 차원에서 더 의미가 있다. 생태관광이 경제의 연쇄적인 발전에 마중물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 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북한 특유의 지속가능성은 경제개혁 및 경제의 단계적인 발전을 이루어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매우 중요하다.

관광에 대한 북한 당국의 인식 변화 이유는?

  
▲ 마식령스키장내 호텔 전경. 북한은 작년 말 마식령스키장을 개장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스키관광객을 모집하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북한은 기본적으로 자연명소와 역사유적지 및 온천 휴양소 등 관광자원이 비교적 풍부한 곳이다. 다만 당국이 관광에 대한 폐쇄적 인식으로 인해 그 활용 가능성을 현실화하지 못했을 뿐이다. 관광은 자본주의 문화의 일부라고 인식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외국인의 방문이 많아질수록 체제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그러다가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관광에 대해 다소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1990년대에는 관광을 외자유치 유망분야로 지정하여 산업정책적 차원에서 그 역할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기 시작했다(한국관광공사, 2001).

관광에 대한 북한의 인식태도가 크게 달라진 이유가 무엇일까? 무엇보다 1980년대 시작된 북한의 경제위기가 가장 주된 배경일 것이다. 그리고 중국이 대만이나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상당한 수준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을 본 북한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관광자원을 활용하여 비교적 적은 투자로도 단기간에 상당한 외화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한국관광공사, 2001).

결정적으로 제2차 핵실험(2009.5.25)에 성공하자 안보에 자신감을 갖게 된 북한이 관광을 대하는 태도가 크게 달라졌다. 가장 우선적으로, 핵실험 성공 이후 김정일은 외화 획득 수단으로 광산, IT산업과 함께 관광을 지목했다. 후계자인 김정은은 이러한 전략을 승계하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관광산업을 촉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관광산업 촉진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여준 사건이 바로 2013년 1월에 군용으로 사용되던 삼지연공항(백두산 부근), 어랑공항(칠보산 근처) 및 갈마공항(원산)을 민간용 공항으로 전환한다는 결정이다.

실제로 김정은 정권이 김정일 정권 때보다 적극적으로 관광산업을 독려하고 있는 분위기는 베이징의 북한 전문 여행사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의 가렛 존슨(Gareth Johnson) 이사의 논문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6년 이상 북한 관광을 추진하고 있는 그는 최근 서울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김정은 체제 이후의 변화를 "놀라운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변화의 핵심 동력은 내부 자원 고갈과 국제사회의 고립으로 인해 초래된 경제난을 해결하려는 국가적인 차원의 관광전략이라고 지목했다. 그리고 관광의 성격이 이전과 많이 달라진 모습을 다음과 같은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나진·선봉에서는 관광객들이 시장과 은행을 이용할 수 있고 회령에서는 중학교도 가 볼 수 있습니다. 사진 촬영도 예전처럼 전면 금지는 아니에요. 김정은 체제 이후 변화는 놀랍다고 할 만큼 큽니다."(북한전략센터, 2014.06.18).

가렛 존슨은 논문에서, 북한이 관광산업을 얼마나 장려하고 있는지 다양한 관광상품과 정책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 관광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종식시키고자, 북한이 관광객 유치를 적극 장려하고 있어서, 기자(journalists), 한국인, 한국 거주 미국인을 제외한 모든 관광객에게 여행비자를 발급해 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북한 여행은 일정 정도 규제가 따르기는 하지만 생각하는 만큼 심하지는 않다고 했다.

북한의 관광산업 육성 전략의 핵심은?

  
▲ 올해 5월 발표된 '원산-금강산지구 총계획도'. 위로부터 원산지구, 통천지구, 금강산지구이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관광산업에 대해 일정 정도 경험을 축적한 북한이 최근 취하고 있는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관광특구 및 관광개발구의 지정을 통한 입체적인 관광전략의 추진이며, 둘째,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관광상품의 개발이다.

2002년에 금강산 관광특구를 지정한 북한은 2013년 5월 29일에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하고, 같은 해 11월에 경제특구와 13개 지방급 경제개발구를 설치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듬해인 2014년 6월 11일 북한의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회는 정령으로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특구)’를 발표했다. 북한은 최근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13개의 경제개발구를 발표했는데, 그 중에서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관광개발구’가 2개이며, 관광 기능이 포함된 경제개발구는 모두 4개였다. 이처럼 북한의 발표는 사실상 관광산업을 염두에 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 관광활성화 전략의 또 다른 특징은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북 소식을 전해주고 있는 자유아시아방송의 6월 24일자 방송에 따르면, 북한에서 중앙정부의 승인 없이도 지방정부 스스로 광산개발이나 관광개발 또는 외국과의 합작기업도 운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통일연구원이 격주로 발간하는 ‘주간통일정세’를 기초로 하여 최근(6월-7월) 관광 관련 기사를 정리해 보니, 다양한 관광상품이 개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북한의 다양한 관광상품 및 관광전략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이 관광상품을 판매하는 방법은 크게 국가관광총국이 산하기구를 통해 직접 판매하는 방식, 합작합영회사를 설립하여 판매하는 방식 및 해외 여행사에 의뢰하여 판매하는 방식이 있다.

둘째, 북한 관광의 최대 고객은 중국이다. 중국은 2010년 4월에 북한 단체관광을 정식으로 개시하였으며, 매년 6~7만 명의 중국인이 북한을 방문하고 있다. 특히 단둥과 평양을 오가는 국제열차를 이용하는 관광객 규모는 연간 1만명 규모로 집계되고 있다(신화통신, 2014.7.10).

셋째, 북한은 관광산업의 지나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러시아, 일본, 말레이시아는 물론 심지어 미국 등 서양의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넷째, 지방정부를 주축으로 민생경제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여러 지방정부는 그동안 외국인에게 보여주기를 꺼려했던 내부의 여러 생활 자원들을 관광자원화 하여 체험형 관광상품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섯째, 북한은 이미 철도·도로 등 관광 편의를 위한 인프라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중국 여행객의 방문 편의를 위해 베이징-평양 직항노선 외에도 상하이-평양 직항노선, 다롄-남포 여객선 운항계획, 자동차 여행 등 다양한 교통수단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북한의 관광산업이 경쟁력을 갖는 이유들

  
▲ 원산지구 관광구역도. [통일뉴스 자료사진]

현재 북한에게 있어 관광은 “북한이 대외적으로 비교우위가 있는 유일한 분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김용현, 2014). 북한은 특유의 지정학적 입지와 오염되지 않는 자연환경을 통한 경관과 더불어 상대적으로 잘 보전된 역사, 문화자원과 자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어(남북관광협력단 북한관광팀, 2004), 이러한 평가가 어느 정도 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그동안 북한이 풍부한 지하자원과 저렴한 토지 및 양질의 노동력, 그리고 대륙의 진입로라는 지정학적 특징 때문에 국제적인 경쟁력을 그나마 확보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런데 북한이 오히려 관광분야에서 비교우위를 갖는다는 것은 기존 인식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다. 북한의 관광산업이 경쟁력을 갖는 나름의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단기간에 적은 투자로 고수익 등 큰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북한이 현재 추진하는 관광사업들은 대체로 생태관광 내지 체험관광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관광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숙박시설, 도로, 철도, 항공 등 경우에 따라서는 많은 인프라 비용이 드는 것도 사실이나,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한다고 할 때 단기적으로 많은 투자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아니다.

둘째, 관광은 대외 정치적 환경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할 수 있어 정치적 위험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셋째, 미국 및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영향을 적게 받는다.

넷째, 북한의 폐쇄적인 상황이 오히려 안보관광의 중요한 상품이 되고 있다.

다섯째, 관광산업은 공업기능 중심의 경제특구, 경제개발구 등 외국인 투자유치 확대로 연결시킬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금강산관광특구이다. 금강산관광특구의 근거법인 ‘금강산관광지구법’ 제21조에서 첨단 과학기술부문의 투자도 관광지구에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관광지구 내 일부를 공단화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고 있으며, 실제로 2003년 1월에 공업단지를 마련하기로 양측이 합의하기도 했다.

북한의 관광전략이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에 주는 의미

  
▲ 북한 국가경제개발위원회가 작성한 '특수경제지대 개발 실태와 전망'에 소개된 온성섬관광개발구. [통일뉴스 자료사진]

북한의 관광산업 전략은 현 상황에서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경제회생 전략으로 보인다. 그리고 앞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관광상품은 기본적으로 생태관광의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환경파괴 등 부정적 효과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성격의 관광산업은 외부 및 내부의 정치적인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비교적 지속가능한 사업의 유형에 해당한다. 이 말을 다른 각도에서 해석하면, 생태관광 중심의 관광산업(3차산업)은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농업, 경공업 및 다른 영역의 서비스 산업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북한에 있어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그 해답은 토지사용료 또는 관광수입에서 찾을 수 있다. 지방정부가 재정자립을 위해서 도시 및 지역경영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여기서 토지사용료 및 관광수입이 발생한다. 실제로 금강산광관사업 추진을 지원하기 위해 현대아산과 50년 토지사용권 계약(2002.11.13 - 2052.11.13)을 맺은 북한은 토지사용료 수입과, 관광객으로부터 관광수입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개발구의 설치 및 운영이 있다. 그리고 본고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기업소와 협동농장에게 운영의 자율권을 부여하는 대신 토지사용료와 전기료 등을 부과하는 방식이 있다.

그런데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관광사업, 개발구 운영, 기업소와 협동농장의 자율 경영에서 한 가지 공통점이 존재한다. 바로 사업주체 또는 이용주체가 토지 및 자연자원을 독점적이고 배타적으로 사용하는 권리를 향유하는 대신 그 대가인 사용료를 지방정부에 납부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용료는 조세가 아니기 때문에 경제를 왜곡하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지방정부 재정수입을 창출한다. 바로 이러한 구조가 북한에게 있어 지속가능성의 본질이며, 그 핵심에 생태관광이 자리하고 있다. 북한이 관광산업에서 경제적 능력을 갖추게 되면 이러한 재원을 활용하여 농업, 경공업 및 다른 영역의 서비스 산업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조성찬 (토지+자유 연구소 통일북한센터장)
  
 

중국인민대학교 공공관리학원 토지관리학과에서 정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 공저인「중국의 토지개혁 경험(부제: 북한 토지개혁의 거울)」(한울, 2011.6.), 「토지정의, 대한민국을 살린다」(평사리, 2012.1.)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 “중국 토지연조제 실험이 북한 경제특구 공공토지임대제에 주는 시사점”, 『한중사회과학연구』(KCI, 2012년 1월, 통권 22호)와 “Introducing Property Tax in China as an Alternative Financing Source”, Land Use Planning(SSCI) 38(2014) 등이 있다.

현재 토지+자유연구소 통일북한센터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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