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토지정책

 

제목 : 북한 산림을 황폐화시킨 주범들
작성자 : 조병현 날짜 : 2015-04-07 조회수 : 553

 




이애란 박사.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원장.
이애란 박사.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원장.
탈북을 계획하고 있던 때였다. 1주일 후면 탈북을 해야 하는데 북한의 호위총국에서 대대장으로 일하던 친척이 땔감으로는 1등급에 속하는 이깔나무를 한 자동차(트럭) 보내주었다. 엄청난 횡재였고 감사한 일이었다. 특히 이깔나무는 화력(火力)이 좋기 때문에 땔감으로는 인기가 정말 좋았는데, 통나무 한 자동차면 북한 돈으로 1만원 정도였다. 당시 내가 살았던 지방도시에서는 아파트 1채에 6만원 정도 했다.

그렇게 땔감이 비싸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집에서 때는 땔감이 어떤 종류인가에 따라 신분을 규정한다. 이깔나무나 참나무, 또는 봇나무 등 화력(火力) 좋은 땔감과 구멍탄(연탄)을 창고에 가득 쌓아놓고 있으면 잘 사는 집이 되던 때었다.

2003년경부터는 북한에도 중국을 통해 프로판가스가 들어가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집이 부자 취급을 받았다. 현재는 한국산 태양광을 사용해야 신흥 부자층에 든다고 하는데 극히 일부이고 대부분은 나무와 구멍탄(연탄)을 연료로 사용한다.

보통 때라면 이깔나무 땔감 한 자동차는 정말 엄청난 재산이었고 행운이었지만 그날 저녁은 정말 반갑지 않았고 짜증이 났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감시하는 ‘산림보호원’에게 들통이 나거나 혹시라도 동네주민이 고발을 하면 나무를 몽땅 빼앗기는 것은 물론이고 벌금을 내거나 ‘도벌죄’에 걸려 안전부 걸음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우리는 때지도 않을 쓸모 없는 통나무를 한시바삐 치워야 하기 때문에 톱을 빌려다 밤을 꼬박 새우며 토막 내 창고에 들였다. 출산한지 얼마 되지 않는 나는 몸도 성치 않았지만 안전부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정말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어머니와 함께 톱질을 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통나무를 처리하느라 고생을 했다.

북한 주민들에겐 식량난도 문제지만 정말 심각한 것은 땔감난이다. 북한의 땔감난은 1980년대에도 아주 심각했는데 땔감이 없는 주민들은 야밤에 산에서 나무를 해와 그 즉시로 장작을 만들어 아궁이에 넣었다. 또 나무뿌리를 캐다가 땔감으로 사용했다.
대부분의 통나무는 ‘산림보호원’이나 ‘산림경영소’에 뇌물을 주고 기계톱을 사용할 정도의 힘있는 사람들의 몫이었다. 나무뿌리는 캐내기도 힘들고 잘 쪼개지지 않아 힘없는 서민들에게 돌아왔다.

그렇게 나무들이 잘려나가고 나무뿌리들이 뽑혀 나가면 북한주민들은 그곳에 호박도 심고, 콩도 심고, 고구마나 감자 등 여러 가지 곡식을 심어 식량에 보태곤 했다.

고난의 행군시기 내가 살았던 양강도 혜산에서는 매일같이 북한의 아름드리 통나무들이 트럭에 실려 중국으로 넘어 갔다. 그 통나무로 밀가루나 옥수수를 바꾸어다 먹었다. 이것은 김정일의 친필사인을 받은 제의서에 따라 집행됐다. 국가의 지시에 의해 조직적인 난·도벌이 이뤄진 것이다. 그 때 북한주민 사이에서는 “20년 이상 키운 아름드리 거목을 1년짜리 밀가루나 강냉이로 바꾸어 먹는다”면서 나라 걱정하는 이들이 많았다.

아름드리 통나무를 베어 중국의 밀가루나 옥수수로 가장 많이 바꾸어 먹은 집단은 당 간부들과 보위부와 안전부, 무역업체 등 소위 ‘힘 있는 기관’ 사람들이었다. 북한 산림을 황폐화시킨 장본인들도 바로 그들이었다. 힘없는 주민들은 자동차와 휘발유, 디젤유 등을 구할 능력도 안 되고 ‘산림경영소’에서 허가증을 받을 수도 없었다.

그렇게 중국과의 통나무 무역이 늘어나면서 소위 힘 있는 자들은 통나무들을 있는 대로 찍어내 밀가루와 옥수수를 바꾸어 들였고 먹고 남은 식량은 시장에 내다 팔아 폭리를 취했다. 80년대 말~90년대 초부터 시작된 북·중 통나무교역으로 통나무를 팔아먹고 돈벼락 맞은 자들이 상당히 많은데 그런 자들은 대부분이 당 간부나 권력기관 인사들이었다.

올해 초 김정은은 벌목을 ‘역적 행위’로 규정하고, “그 누구를 불문하고 단단히 문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년 안에 산림을 원상 복구하라는 지시도 내려갔다고 한다. 나무심기 캠페인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사회주의 애국림’과 ‘모범산림군’ 같은 칭호까지 제정됐다.

하지만 산에 곡식이나 채소, 감자 등을 심어 식량 부족을 해결하던 북한주민들은 뙈기밭을 사용하지 못하게 돼 고민이 깊어가고 있고 불만이 고조된다고 한다.

현재 북한의 산림상황을 보면 전국적으로 산림 황폐화율이 32%나 되고 매년 평양시 크기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990년 820만1000ha였던 북한 산림은 2011년 554만 ha로 줄었다.

최근 한국에서도 북한에 나무심기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북한에서 땔감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주민들이 솥에 넣어 끓일 식량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모든 정성과 노력은 사실상 모래 위에 물을 붓는 격이 될 것이다.




이애란 박사(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 |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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