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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北.. 평양 상위 1% 부자가 증언한 호화생활
작성자 : 조병현 날짜 : 2017-07-23 조회수 : 63

 

[토요판 커버스토리]벤츠 몰고 샤넬백 들고.. 하룻밤 생일파티 5000달러 펑펑

[동아일보]

《북한 상위 1%에 속하는 부자들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 몇 달 동안 추적했다. 그러다 해외에 나온 북한의 진짜 부자를 찾아냈다. 그의 부친도 북한 최고위층 간부였다. 이 글은 그와 여러 차례 통화하고 이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팅으로 취재한 평양 최고 부자들의 삶을 이해하기 쉽도록 이야기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평양 최고 부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고요. 전 고위 간부 아버지를 둔 덕분에 돈 걱정 없이 살고 있고, 해외 여러 나라도 다녔죠. 남쪽에선 나 같은 사람을 ‘금수저’라고 한다면서요?
평양 해당화관 3층 물놀이장의 인공폭포에서 여성 2명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 출처 저널센티널

그런데 제 말 듣고 놀라지 않을까요. 해외에서 인터넷으로 탈북자 증언을 적잖게 봤지만, 딴 나라 얘기 같아요. 제 말을 아랫동네(한국) 사람들이 정말이냐며 믿지 않을 수도 있겠죠.

뭐부터 말할까요. 먹고 마시는 것부터요?

음, 제가 주말에 친구들과 단골로 가는 곳은 고려호텔 길 건너에 있는 ‘창광숙소’라는 곳이죠. 점심때쯤 3명 정도 가면 1000유로(약 130만 원) 정도로 새벽까지 빛낼 수(즐길 수) 있죠. 가끔 기분 내킬 때면 1500유로 쓸 때도 있고….

여기가 좋은 건 먹고 마시고 자는 것까지 한꺼번에 가능하다는 거예요. 지상 2층과 반지하 주차장이 있는 이곳은 째끼(조총련 북송자인 재일귀국동포의 줄임말인 ‘재귀’가 변형된 말)가 운영하는 곳인데, 원래는 외국인 전용이죠. 하지만 외국인은 별로 없고 주로 금수저나 외화벌이 사장 같은 사람들로 붐벼요.

1층에 사우나와 안마받는 곳, 그리고 바가 있어요. 모든 가격은 달러가 아닌 유로로 책정돼 있는데, 달러도 받아요. 일단 사우나는 3유로, 안마는 20유로 정도로 크게 비싸지 않죠. 술은 위스키, 브랜디, 코냑 등등 별게 다 있죠. 전 보통 ‘산토리 올드’나 ‘스카치’를 마시는데 대략 50유로 전후죠. 제일 싼 것은 러시아 보드카인데 15∼30유로 정도. ‘에네시 XO’ 같은 900유로짜리 양주도 있어요. 전 맥주는 네덜란드 바바리아나 하이네켄을 좋아하는데, 한 병에 각각 5유로, 3유로 정도 해요. 뭐 요리는 보통 5∼10유로 정도인데 30유로짜리도 있고요.

○ 외국인에게도 비싼 평양 최고급 식당

당구를 즐기는 젊은이들. 그 뒤로 각종 고급술이 전시된 바도 보인다. 최근 10여 년 사이에 당구는 부유층의 고급 놀이로 자리 잡았다. 사진 출처 빈센트 블로그

여기서 양주 마시다 취기가 오르면 2층에서 당구를 쳐요. 시간당 7유로죠. 2층에 침대방도 있는데, 애인과 가기 좋죠. 규정에는 외국인만 허용되지만 ‘그란트’ 한 장(50달러) 찔러 주면 체크인 없이 방을 빌릴 수 있어요. 단골 대우 받으려면 1층 남자 ‘접수원(서비스맨)’들에게 외제담배 한 보루나 맥주 5병 정도에 ‘탈피(명태를 말린 짝태)’까지 안주하라고 줘요. 이걸 북에선 ‘매너’라고 해요. 매너란 말, 북에서도 잘 써요. 우린 외국물 먹은 사람들이니까.

창광숙소나 제가 자주 가는 서성구역 ‘북성식당’은 만족도가 높으나 제일 비싼 곳은 아니에요. 4년 전에 장성택이 건설한 대동강구역의 ‘해당화관’은 진짜 비싸요. 중앙당 간부나 군부 장령(장성)급들은 여기에 가요. 물론 사복 차림에 차는 1km쯤 떨어진 곳에 세워놓고 걸어가죠. 해당화관은 보위성이나 보안성이 주시하기 때문에 공무용 차를 끌고 자주 다니면 보고가 들어가요.

여긴 3명이 가면 아무리 적게 먹어도 ‘벤자민’ 다섯 장(500달러)은 써요. 제 친구는 생일 저녁에 가족 7명을 데리고 가 5000달러를 썼어요. 일반 노동자 월급 얼마냐고요. 3000∼4000원. 암시장 환율로 0.5달러 안 돼요. 1년 월급 모아야 5달러 정도 될 텐데, 요즘 그따위 월급 신경 쓰는 사람 하나도 없어요. 전 식당 갈 때 숨길 게 없으니 차를 끌고 가는데 해당화관은 아마 북에서 유일하게 지하주차장이 있는 건물일 거예요. 입출구가 한 통로라 늘 차로 막혀 붐벼요.

가끔 구경 온 외국 관광객들도 보이는데 정작 음식 사먹는 외국인은 못 봤어요. 1층 명품관 좀 둘러보고, 4층까지 구경 갔다가 그냥 가요. 자기들도 너무 가격이 비싸다고 기겁하는 거죠.

해당화관도 제일 비싼 곳은 아니에요. 청류관 옆 ‘은반식당’ 같은 곳에 가서 사시미 좀 시키고 캐비아나 샥스핀까지 시키면 셋이 1000달러는 넘게 나와요.

○ 명품을 휘감고 나타나는 아가씨들의 정체

이런 고급 식당에 가면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미니스커트 입고, 온몸에 명품으로 휘감은 고운 여자애들이 서너 명씩 보이죠. 보안원도 “일본인인가 싱가포르인인가” 고개를 갸웃거리다 단속도 하지 않을 정도죠. 이런 애들을 우리끼리 ‘마약’이라 불러요. 음악대학생이거나 가수 후보생 신분인데 대방 작업(스폰서 찾는다는 뜻) 하러 온 겁니다.

내키면 “같이 한잔할까요” 하고 불러선 술 마시고 노래 부르며 놀죠. 평양 고급식당은 거의 예외 없이 가라오케(노래방) 시설을 갖춘 단독 방으로 돼 있어요. 대중홀 있는 경우도 다 칸막이가 높게 쳐져 있죠. 여자애가 마음에 들어 새벽에 술 잔뜩 먹고 바다 간다고 차로 2시간 만에 원산에 간 일도 있어요. C클래스 벤츠면 다 먹혀요. S클래스는 비싸서 못 타는 게 아니라 중앙당 비서 이상급 관용차라서 소문이 잘못 나면 골치 아프죠. 돌아오다 여자애에게 명품 좀 사주고 그러는 거죠.

○ 최고 외화상점은 ‘낙원백화점’

참, 이번에 싱가포르 회사가 평양에서 운영한다는 명품 상점 사진 보여주며 최고급 상점이냐 물었죠? 노(No). ‘북새상점’ ‘보통강 류경상점’ 거긴 잘 안 가요. 진품이긴 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요. 다른 외화상점이나 평양에서 제일 크고 상품이 많은 통일거리 시장에서 똑같은 진품 싸게 살 수 있다고요. 밍크코트도 장마당에서 파는데 뭐. 명품 파는 상점은 평양에 정말 많아요. 싱가포르에서 암만 사치품 들어가야 고작 상점 두 개뿐인데 빙산의 일각이죠.

그리고 그 상점들은 식품 사려면 카트 몰고 다니는 곳인데, 입구에 감시원 세워놓고 사람을 샅샅이 수색해요. (수색)당하고 나면 기분 되게 나빠요. 인민들의 의식이 발달하지 못해 도둑이 엄청 많으니까 CCTV로 감시도 하죠.

그 정도 레벨 외화상점은 엄청 많은데, 그중에서 그래도 ‘낙원백화점’이 제일 나아요. 북에서 제일 먼저 생긴 외화상점이고 건물이 좀 낡았지만 상품이 다 믿을 만하고 비싸지도 않아요.

○ 평양 부자들의 샤넬 사랑

평양 시내에서 목격된 클러치백을 들고 있는 남녀. 명품 소유욕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사진 출처 바이스

진짜 부자들은 샤넬을 좋아해요. 리설주도 샤넬 좋아하던데요. 제 아내는 가방, 화장품은 물론 잠옷까지 샤넬이죠. 짝퉁 아니에요. 촉감으로도 딱 알아요. 아내가 사파이어 보석이 박힌 목걸이나 반지를 좋아해 저는 열두 달 탄생석 이름 다 외우고 있다고요. 하하.

신발은 ‘나이키’나 ‘휠라’ ‘미즈노’ 같은 게 제일 인기가 좋아요. 아이들은 아디다스 추리닝 좋아하고. 선글라스는 무조건 구치죠. 화장품은 샤넬이 제일 좋긴 하지만 가성비는 시세이도가 최고죠.

수천 달러씩 하는 시계 이름은 솔직히 사람들이 잘 몰라요. 저도 롤렉스 차고 다니지만 그거 알아보는 사람 얼마 없어요. 평양엔 없는 명품이 거의 없는데, 의외로 루이뷔통은 적어요. 아, 짝퉁은 많아요.

외국 식품도 상점에서 다 팔아요. 전 일본 자바카레를 좋아해요. 매운맛, 순한 맛 다 있어요. 돈 없는 사람은 장마당에서 한국 오뚜기카레 사 먹죠. 라면도 북에선 일본산 라면이 최고 인기고, 돈 없으면 한국산 쇠고기맛 라면이나 맵시면, 신라면 이런 걸 사 먹고, 가난한 사람은 ‘떼놈 라면’(중국산 라면) 사 먹죠. 참 간장은 오뚜기 간장이 좋더라고요. 우리 엄마는 남쪽 초코파이를 좋아했는데, 2013년 10월에 정은이가 ‘괴뢰 상품은 팔지 말라’고 지시를 하는 바람에 한꺼번에 가격이 두 배로 뛰었는데, 지금은 개성공단조차 사라졌으니 어머니한텐 안 된 일이죠.

○ 전·월세가 존재하는 평양 부동산

그런데 뭐니 뭐니 해도 부자의 상징은 비싼 집 아니겠어요? 요즘 평양에 짓는 아파트는 거의 다 200m²(약 60평) 넘는 대형 평수죠. 위치에 따라 40만 달러까지 하지만 기본적으로 10만 달러는 다 넘어요. 중구역은 지을 자리조차 없고, 모란봉 보통강 서성 평천 쪽에 새 아파트 많이 짓는데, 안 팔리는 거 못 봤어요. 다 팔려요. 부자들이 초기에 투자해 월세 놓고, 전세 놓고 해요. 월세 전세 있냐고요. 평양 부동산 시장은 남조선과 똑같아요. 은행 대출은 없고 자기 돈으로 짓는 게 다를 뿐이죠.

부동산으로 돈 버는 사람들도 따져보면 다 중앙당 고위 간부들이죠. 헌데 자기가 못 나서니 아내가 움직이죠. 아내는 또 똑똑한 놈 하나 내세워요. 아파트 하나 지으려면 승인 도장 7개 받아야 하는데 그거 하나하나에 뇌물이 어마어마해요. 권력자가 끼지 않으면 좋은 부지는 확보할 수 없죠. 이런 걸 돈 대는 간부들이 뒤에서 다 해결해주죠. 건설 인력은 건설업체나 군 건설부대에서 1, 2개 대대쯤 빌려오는데 대신 아파트 몇 채 주면 돼요. 이젠 부자들이 택시회사나 운송사업 같은 너덜거리는 지폐 받는 시시한 건 안 해요. 돈 있음 다 아파트 사업에 뛰어들죠.

좀 사는 집이란 소리 들으려면 치는 사람이 없어도 피아노는 한 대 무조건 사놔야 해요. 일본 야마하 피아노가 2만 달러, 중고는 7000∼8000달러 정도면 사요. 가구도 다 일본산을 최고로 쳐줘요. 한류 그런 거 몰라요. 물론 TV는 삼성과 LG를 최고로 쳐요. 3000달러 정도에 팔리는데 중국 TV는 같은 크기가 500달러밖에 안 해요. 밥솥도 한국산을 알아주고. 그 외는 다 일본제가 최고죠. 요즘은 금고가 엄청 잘 팔려요. 은행이 있으나 마나이니 부자들은 달러 뭉치를 집에 두고 있는데 무겁고, 뜯어가지도 못하는 금고는 부자의 필수품이죠.

북한에서 제일 큰 PC방인 평양과학기술전당에서 컴퓨터를 하는 평양 시민들. 사진 출처 우리민족끼리

좀 사는 아파트 단지 주변엔 ‘컴퓨터교육실’ ‘정보봉사소’ 따위 간판 내건 PC방이 있는데 부잣집 애들은 거기서 살아요. 이런 곳은 방 안에 컴퓨터 20∼30대 있는데 같은 PC방 컴퓨터하고만 서버가 연결돼 있어요. 게임하다 죽으면 “‘드래건’ 이름 쓰는 자식이 누구야” 하며 찾아다니기도 하죠(다른 PC방과는 연결돼 있지 않으니 게임 상대가 같은 방에 있다는 뜻). 그래서 PC방에서 애들 싸움 많이 나요. 근데 미군이 주인공인 ‘콜 오브 듀티’나 ‘카운터 스트라이크’ ‘007게임’이 PC방에서 제일 인기죠. 웃기지 않아요?

○ 북한 최고의 부자는 중앙당 간부들

요즘 최고 부자는 중앙당 간부죠. 예전에는 중앙당에서 일하면 검소하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전혀 달라요. 그들이 잘사는 건 인사 권한을 쥐고 있기 때문이죠. 괜찮은 직업 얻으려 해도 가격이 딱 정해져 있어요. 내각 성 부원(지도원) 자리 정도가 뇌물이 1만 달러 정도. 그보다 높으면 몇만 달러씩. 평양은 전국의 뇌물이 다 모이니 당연히 부자가 많은 거죠.

군 장령 인사를 하는 중앙당 61부나 그 아래 군관 인사를 맡은 군 총정치국 간부부에서 일하면 조직지도부 부부장보다 더 잘살아요. 일반 병사를 좋은 부대로 빼주는 게 500달러. 입대한 아들을 장령 운전기사쯤으로 넣으려고 해도 1만 달러 줘야 해요. 그러니 본인이 장령이 되려면 10만 달러 아래론 어림도 없죠. 간부사업 하는 자리에 있으면 순식간에 백만장자가 돼요.

우리 사회는 뇌물 없으면 아무것도 안 돼요. 김대(김일성대) 입학은 3000달러 뇌물 줘야 한다는 기사도 봤는데, 그건 옛날이고, 지금은 1만 달러 이상이죠. 저번에 경제학부 정치경제학과 어느 학급은 30명 중 29명이 중앙당 간부 자녀라서 말이 났어요. 근데 돈은 다 중앙당 간부들이 쥐고 있으니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 유흥가는 없어도 정부(情婦)는 많아

돈 많으면 또 유흥을 즐기는 게 남자 마음인데 평양에서 아쉬운 건 여자가 나오는 술집이 없다는 거죠. 그러나 진짜 부자로 인정받으려면 숨겨둔 애인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해요. 예쁘고 젊은 애인 두려면 10만 달러 정도 아파트 한 채는 기본으로 사줘야죠. 그리고 명품도 당연히 사주고. 그래도 애인이 시집가겠다고 하면 또 보내주는 게 예의죠. 예전엔 보통 25세에 시집을 갔는데 요즘 평양에선 30세 전에 시집가면 ‘미물’(변변치 못한 사람), ‘반넘’(모자라는 사람)이라고 해요. 시집가서 애 낳고 남편 뒷바라지해 봤자 별거 있나요. 그냥 부자의 정부로, 애까지 낳고 혼자서 흥청망청 사는 삶을 선택하는 애들도 많아요.

단골 술집도 있긴 있어요. 그런데 그냥 아파트죠. 예술인 출신의 예쁜 처녀들이 자기 집에서 신분이 확실한 고정 VIP만 받는 곳인데 (술과 잠자리를 포함해) 하룻밤에 보통 100달러. 그런 곳도 소개로 알아두면 나쁘지 않죠.

평양에 있는 워터파크 ‘문수물놀이장’에서 시민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사진 출처 우리민족끼리

부자들은 이 더운 여름에 어디에 피서를 가냐고요. 여름에야 무조건 동해죠. 원산이 제일 가깝긴 한데 거기는 물이 더러워요. 남쪽으로 딱 80km만 더 내려오면 통천에 시중호가 있어요. 주변 바다도 깨끗하고 호수도 잔잔해서 최고. 낚시도 하고, 갓 잡은 신선한 해산물도 먹고 휘발유로 조개를 냄새 안 나게 기술적으로 구워 먹기도 하고요. 해수욕은 원산에서 차로 두 시간 정도 북쪽에 있는 마전해수욕장이 최고. 물이 정말 맑죠.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우린 마전을 ‘빠넬’이라고 불러요. 시중호나 마전 모두 호텔들이 있어 숙소도 좋아요.

부자가 살긴 평양도 괜찮죠. 저도 예전에 남조선으로 튈 생각 했지만, 먼저 간 사람들 보니 별거 없더군요. 나 정도 가면 몇 푼 안 주고 연구소 같은 데 있게 하는 것 같던데 거기보단 아직은 여기 그냥 있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 고쳐먹었어요.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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